秦剛, 어디 있나요? 공개석상서 사라져 불륜설·스파이설·와병설 난무

김상도 2023. 7. 18.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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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이 베이징에서 친강(오른쪽) 중국 외교부장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며 중국 정부가 두 사람이 함께 걷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 AFP/연합뉴스

친강 중국 외교부장이 3주 이상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바람에 불륜설·스파이설·와병설 등 각종 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흘러나오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CNN방송 등에 따르면 시진핑 국가주석의 신뢰가 깊은 친 부장은 지난 6월 25일 베이징에서 스리랑카·베트남 외교장관과 러시아 외교차관을 만난 이후 공개석상에서 모습을 감췄다. 친 부장은 때로는 경제 보복까지 동원해가며 강경하게 자국의 국익을 관철하는 중국의 이른바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특히 시진핑 주석이 화상으로 참석한 지난 4일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배석하지 않으면서 의구심은 커졌다. 친 부장은 앞서 지난해 12월 외교부장에 임명된 이후 꾸준히 외국 카운터파트 등과의 회담·통화 등의 활발하게 공개일정을 소화해 왔다.

친 부장의 ‘실종’은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과 존 케리 미 기후변화 특사 등 미국 고위급 방문을 포함해 최근 베이징에서 이뤄진 활발한 외교활동 속에서 더욱 도드라졌다. 로이터통신은 친 부장이 이달 초 베이징에서 조셉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를 만날 예정이었지만 만남이 연기됐다고 보도했다. EU측은 보렐 대표의 도착 예정일(5일) 이틀 전에 연기 사실을 중국으로부터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친 부장은 이달 14일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연례 외교장관 회의에도 불참했다.

중국 외교부는 그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삼가고 있다.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7일 정례브리핑에서 친 부장에 관한 질문에 “당신이 언급한 상황을 전혀 듣지 못했다”고 답했다. 나흘 뒤인 11일 브리핑에선 친 부장의 신체(건강) 원인을 거론하며 아세안 관련 연쇄 외교장관 회의에 친 부장 대신 상급자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참석한다고 밝혔다.

왕 대변인은 이후 12일과 14일 정례 브리핑에선 친 부장에 관해 “이미 관련 상황을 설명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후 외교부 홈페이지에 게시된 정례브리핑의 공식 녹취록에는 관련 질문과 답변이 빠져 있었다. 중국 외교부는 정례브리핑 녹취록에서 민감한 내용을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

친 부장의 ‘실종’에 대한 중국 외교부 공식 입장은 ‘건강문제’인 셈이다. 홍콩 성도일보에 따르면 친 부장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휴양 중이라며 조만간 업무에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코로나19가 1~2주면 회복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그의 종적이 궁금할 수 밖에 없다.

친 부장이 스파이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 의혹도 나온다.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중국 로켓군 부대의 위치와 미사일 종류, 주요 간부의 인적사항 등이 포함된 보고서가 나왔는데, 민감한 정보가 새어나간 과정에 친 부장이 개입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있다는 것이다.

대만 연합보는 친 부장이 스파이 의혹을 받는 인물과 불륜 사건에 휘말렸으며, 혼외자를 출산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트위터와 인터넷에 친 부장과 불륜 상대의 여성이 함께 찍은 사진‧영상이 나돌고 있다”며 “친 부장은 사정기관인 당중앙기율검사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고 전했다.

연합보는 이어 “친 부장과 불륜을 저지른 상대가 홍콩 봉황TV의 아나운서 푸샤오톈이며, 둘 사이에는 아이까지 있다”며 “현재 푸샤오톈은 이중간첩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으며 행방이 묘연해 당국이 조사 중”이라고 부연했다. 일본의 요미우리신문도 푸샤오톈과의 불륜설에 힘을 실었다. 영국 더타임스는 "중국에서 고위 정치인을 둘러싼 불륜설은 당노선에 반기를 든 인물을 제거하기 위한 구실로 사용되기도 한다"고 해석했다.

각종 설이 춤을 추고 있는 와중에 17일 외교부 정례브리핑에서는 친 부장을 둘러싼 질문이 쏟아졌지만, 마오닝 대변인은 “중국의 외교활동은 평소와 같이 진행되고 있다”며 친 부장을 여전히 장관으로 등록한 외교부 웹사이트를 기자들에게 보여줬다. 그의 불륜설 관련 질문에는 “모른다”고 답했다.

그의 ‘실종’이 지속되는 한 의혹 또한 지속적으로 흘러나올 전망이다. 영국 가디언은 “그의 부재에 관한 논의는 중국 소셜미디어(SNS) 웨이보에서 검열된 것으로 보인다. 웨이보에서 ‘친강은 어디에 있나’를 검색하면 ‘결과 없음’이라는 메시지가 뜬다. 그를 다룬 토론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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