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주' 등극한 에코프로 110만원 돌파…코스닥 시총 1위도 위협

김도년 2023. 7. 1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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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시장에 16년 만에 등장한 황제의 대관식은 화려했다. 2차전지 소재업체 에코프로가 18일 ‘황제주(주당 100만원이 넘는 주식)’ 등극에 성공했다. 에코프로는 이날 종가 기준으로 100만원을 훌쩍 넘어선 111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나흘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에코프로 주가는 전날보다 11.91% 뛰어올랐다. 이날 장 중 한때 사상 최고가(114만8000원)를 경신하며 코스닥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종가 기준 시총은 자회사 에코프로비엠이 이날 16.85% 급등하며 1위(31조8832억원)를 지켰고, 에코프로는 2위(29조7697억원)로 마감했다.

에코프로의 자회사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의 공장 전경. 사진 에코프로

이날 증시에선 2차전지 관련주 주가가 동반 상승세를 보였다. 코스피 시장에선 포스코퓨처엠이 13.23% 상승 마감했고, 코스모신소재(4.23%)·LG에너지솔루션(2.04%)·포스코홀딩스(2.09%) 등도 올랐다. 코스닥 상장사인 엘앤에프 역시 5.32% 급등한 채 장을 마쳤다.

2차전지 관련주가 강세를 보인 데는 전날(17일) 뉴욕 증시에서 전기차 관련주 주가가 일제히 오른 여파도 한몫했다. 17일(현지시간)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는 3.2% 올랐고, ‘제2의 테슬라’라 불리는 루시드와 니콜라도 각각 4.93%, 3.56% 상승했다.

최근의 에코프로그룹주 주가 급등에는 ‘쇼트 커버링(차입판매주식 정리)’도 원인의 하나로 꼽힌다.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 팔았던 공매도 투자자가 예상과 달리 주가가 오를 때, 빌린 주식을 되갚으려고 다시 주식을 사들이는 것이 ‘쇼트 커버링’이다.

공매도 투자자는 주식을 빌려 팔아 치운 뒤, 하락한 가격에 주식을 사서 갚는 방식으로 차익을 실현하지만, 주가 계속 오르면 갚을 주식 매입 가격이 높아지는 만큼 손실이 커질 수 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그룹주 주가가 오른 데는 개인투자자의 가격 주도권 강화와 쇼트 커버링 수요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가 과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에코프로그룹주 등 2차전지 관련 종목은 단기간 과열 양상을 보인 만큼, 조만간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엘앤에프·포스코퓨터엠 등 양극재 기업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시장 예상치를 밑돌 것”이라며 “제품 출하량 둔화 시그널도 나오는 데다 기업 실적보다 주가가 많이 오른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부담도 높아졌기 때문에 주가가 단기 조정을 겪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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