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中외교부장, 신변 둘러싼 추측 난무

권지혜 2023. 7. 18.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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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공백이 3주 넘게 이어지면서 신변을 둘러싼 여러 추측이 쏟아지고 있다.

18일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공개된 친 부장의 마지막 활동은 지난달 25일 베이징에서 베트남·스리랑카 외교장관과 러시아 외교차관을 만난 것이다.

중국식 전랑(늑대전사) 외교의 상징적인 인물이자 시 주석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그는 외교부장에 오른 뒤 종적을 감추기 전까지 매우 활발하게 대외 활동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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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5일 이후 23일째 공개활동 없어
간첩설·중병설 등 의혹 확산
외신 “이례적으로 긴 공백, 비논리적인 일”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달 25일 베이징에서 부이 타잉 썬 베트남 외교장관과 회담하기 전 악수하고 있다. 친 부장은 이날 일정을 마지막으로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아 신변을 둘러싼 여러 추측이 쏟아지고 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공백이 3주 넘게 이어지면서 신변을 둘러싼 여러 추측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취임 이후 줄곧 왕성하게 외교 활동을 했던 그가 돌연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자 의혹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18일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공개된 친 부장의 마지막 활동은 지난달 25일 베이징에서 베트남·스리랑카 외교장관과 러시아 외교차관을 만난 것이다. 이어 지난 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화상으로 참석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배석하지 않으면서 신변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중국식 전랑(늑대전사) 외교의 상징적인 인물이자 시 주석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그는 외교부장에 오른 뒤 종적을 감추기 전까지 매우 활발하게 대외 활동을 했다. 지난 3월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에선 외교부장직을 유지하면서 국무위원으로 승격했다.

그런 그가 갑자기 사라지자 중화권 매체를 중심으로 확인되지 않은 각종 설이 퍼지고 있다. 대만 연합신문망은 이날 트위터 등 SNS를 인용해 친 부장이 주미 대사 재임 시절 만났던 홍콩의 TV 앵커와 함께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중국 외교부가 전날 ‘친 부장이 이 앵커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진 혐의로 조사받고 있다’는 영국 더타임스 보도에 대해 “제공할 정보가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공개된 질의응답에서 이 내용은 빠졌다고 덧붙였다.

베이징 외교가에선 이미 친 부장이 간첩 사건에 연루돼 중앙기율검사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거나 회복하기 어려운 병에 걸려 치료받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업무상 중대 실수로 정치적 입지를 잃었다는 설도 제기됐다. 중국 체제 특성상 고위 인사의 행보가 공개되지 않고 밖에서 확인하기가 쉽지 않아 의혹을 부채질하고 있다.

CNN은 “바쁜 외교 일정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긴 공백”이라며 “정치적 불투명성이 있는 중국에서 강한 추측을 불러일으킨다”고 전했다. 미국의소리(VOA)도 “당분간 소문의 진상을 확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외교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그가 오랫동안 나타나지 않는 것은 비논리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칼럼니스트 필립 커닝햄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지난 15일 기고한 글에서 ‘친 부장의 행방이 묘연하다’는 내용이 삭제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친강이 사라졌고 중국 뉴스뿐 아니라 내 글에서도 사라졌다. SCMP는 나에게 알리지 않고 친강에 대한 문장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친 부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관련 외교장관 회의에 불참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정부가 국가 지도자급 인사의 건강 문제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전례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일이었다. 이후 중국 외교부는 친 부장의 상황을 묻는 질문이 나올 때마다 “이미 설명했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중국 관영 매체도 친 부장의 부재와 관련된 내용을 아예 보도하지 않고 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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