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주가 11% 급락 마감‥소송 장기화, 책임은 누가?

박소연 2023. 7. 18.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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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주가가 경영권 분쟁 장기화 우려에 약 11% 급락한 채로 장이 마감됐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과 사모펀드 운용사인 한앤컴퍼니가 남양유업의 경영권 매각을 두고 벌인 소송전이 수년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자 투자 심리가 악화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이후 한앤코가 홍 회장 등 남양유업 일가를 상대로 계약의 조속한 이행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법적 다툼이 본격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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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주가가 경영권 분쟁 장기화 우려에 약 11% 급락한 채로 장이 마감됐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과 사모펀드 운용사인 한앤컴퍼니가 남양유업의 경영권 매각을 두고 벌인 소송전이 수년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자 투자 심리가 악화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18일 법조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앤컴퍼니가 홍 회장 등을 상대로 제기한 주식양도 소송 상고심의 심리불속행 기간이 도과했다. 심리불속행 도과란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시킬 수 있는 기간이 지나 정식 심리를 이어가는 것을 뜻한다. 대법원은 원심에 중대한 법령 위반 등 특별한 이유가 없을 때 본안 심리 없이 상고장을 받은 날로부터 4개월 안에 상고를 기각할 수 있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4일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불가리스 사태'와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를 77.8% 저감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해당 연구 결과는 동물의 '세포단계' 실험 결과를 과장해 발표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이에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이날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통해 사임 의사를 밝혔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소송 장기화‥소송비용 부담, 손해배상 책임은 누가?

앞서 1심과 2심 재판부는 모두 한앤컴퍼니(한앤코) 손을 들어줬다. 법조계에선 상고심에서 새로운 법리를 제시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대법원도 해당 사건에 대해 심리불속행 기각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던 이유다. 심리불속행 기각이 결정됐다면 홍 회장 일가는 거래 종결 의무에 따라 보유 주식을 전부 한앤코에 매각해야 했겠지만, 대법원이 이 사건을 심리하기로 결정하면서 최종 결론까지 1~3년이 더 걸릴 전망이다. 이 기간 동안 소송비용과 기업가치 하락 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소송비용에 대한 부담은 패소한 쪽이 지게된다. 한앤코는 남양유업에 경영권 이양 및 정상화 지연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추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앞서 홍 회장은 2021년 불가리스 과대광고 논란으로 불매운동을 벌이는 등 정서가 악화하자, 남양유업 지분 53.08%를 모두 한앤코에 양도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남양유업은 경영권 매각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일방적으로 연기하는 등 계약이행에 불응하면서 한앤코에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이후 한앤코가 홍 회장 등 남양유업 일가를 상대로 계약의 조속한 이행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법적 다툼이 본격화했다.

그동안 양측은 쌍방대리, 별도 합의서, 가족 예우, 백미당 분사 등 쟁점에 대해 이견을 보였다. 특히 홍 회장 측은 SPA 체결 과정에서 법률 대리인인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남양유업과 한앤코를 모두 대리한 점이 문제가 된다며, 해당 계약이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1심과 2심 재판부 모두 홍 회장 일가가 한앤코에 계약대로 주식 이전 전자 등록 절차를 이행하라고 판결했다. 홍 회장 측은 2심부터 법률 대리인을 법무법인 바른으로 바꾸고, 상고 후엔 홍 회장 측 인사가 제출한 것으로 추정되는 탄원서가 수십차례 대법원에 올라오는 등 반전을 노려왔다.

현재까지는 한앤코가 소송전서 유리한 판세

남양유업과 한앤코는 이미 수차례 법적 싸움을 이어왔다. ▲주식처분금지 가처분 소송(2021년 8월) ▲의결권행사 금지 가처분 소송(2021년 9월) ▲남양유업-대유위니아 협약이행 금지 가처분 소송(2022년 1월) ▲주식양도 계약이행 소송 1심(2022년 9월) ▲위약벌 소송(2022년 12월) ▲주식양도 계약이행 소송 2심(2023년 2월) 등에서 한앤코가 완승을 거뒀다.

최근 행동주의 펀드 차파트너스자산운용도 홍 회장과 남양유업 이사들을 상대로 보수한도 결의에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고, 보수와 퇴직금 지급 중단 청구 등에 나섰다. 홍 회장 등이 받는 고액의 보수와 향후 받게 될 퇴직금을 조정하고, 소송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위법 소지가 있는 이사들의 보수 수령에 제동을 걸겠다는 계획이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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