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장마 뒤 우크라 가면 어땠을까”…安, 여권 내 야당 자처?
“나토 정상회담만 참석하고 돌아온 다음에 장마가 끝나면 그때 비밀리에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했으면 어땠을까,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18일 SBS 라디오에 출연해 “(수해로 인해) 지금 역사상 최대로 인명 피해가 많이 났다”며 이렇게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해외 순방 기간을 연장해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걸 비판한 것이다. 안 의원은 그러면서 “한 사람이라도 인명 사태가 나면 서방 지도자들은 당장 일정을 축소하고 귀국해서 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최선을 다한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게 정말 가장 중요한 국가의 존재 의무”라고 덧붙였다.
안 의원은 “국익”을 거론하며 방문 필요성을 강조하긴 했지만 큰 틀에선 야권의 비판 논리와 궤를 같이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수해로 전국에 피해가 속출할 당시 윤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여당 책임자들이 국내에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수해 당시 국가가 없었다”(권칠승 수석대변인)고 비판하고 있다.
당내 야당 노선 걷는 安
내년 총선 준비에 집중하고 있는 안 의원은 최근 여권 내부를 향한 쓴소리를 늘리고 있다.
안 의원은 최근 당정의 ‘실업급여 하한액 축소 검토’와 관련해서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개혁을 할 때는 굉장히 정교한 계획을 세우고, 감정이 섞이지 않는 정제한 발언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국민의힘이 개최한 실업급여 제도 개선 공청회 당시 나온 “달콤한 ‘시럽(Syrup)급여’”, “실업급여로 샤넬 선글라스 쇼핑” 등의 발언을 지적한 것이다.
지난 9일엔 ‘서울~양평 간 고속도로’ 논란과 관련해 “정치 고속도로가 돼선 안 된다. 민생을 최우선으로 놓아야 한다”며 여야를 싸잡아 비판하기도 했다.
현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장 출신인 안 의원이 최근 당내 야당을 자처하는 것과 관련해 당 일각에선 “국민의힘 내부의 정치적 입지가 빈약한 안 의원이 총선을 앞두고 존재감을 키우려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영남 지역 재선 의원은 “현재 지역구인 성남 분당갑, 또는 수도권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안 의원이 중도층에 어필하려다 보니 당과 엇박자를 내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고 봤다.
여권 일각에선 안 의원이 다음 총선에서 현역 민주당 의원이 버티고 있는 부산·경남(PK) 지역에 출마해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반대로 또 다른 여권 일각에선 “안 의원이 PK에서 출마해 당선되면 여권 핵심층과 각을 세울 수 있다”며 PK 출마론을 경계하는 시선도 있다.
안 의원 본인은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기 위해선 22대 총선에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데 그중 핵심은 수도권”이라며 수도권 출마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대 여성 느닷없이 "만져달라"…60대 택시기사 트라우마 호소 | 중앙일보
- 발목까지 물차는 수십억 새 아파트…지하주차장 본 교수 혀찼다 | 중앙일보
- "방광암 치료하러 오지마라" 담배 냄새 맡은 명의 일침 | 중앙일보
- 은퇴한 박지성 '마법의 손' 됐다…K리그서 생긴 초유의 일 | 중앙일보
- "묘한 분위기" 이 여성과?…사라진 중국 외교부장 '불륜설' 발칵 | 중앙일보
- 성남시가 맺어준 39쌍 커플…세금 들여 중매사업, 어떠신가요 | 중앙일보
- 패전 때 불태웠다던 특급기밀…日 '마루타부대' 명단 첫 발견 | 중앙일보
- 65만원→2억4000만원…16년 전 서랍 속 '고물폰' 로또 됐다 | 중앙일보
- [단독] 추경 다 깎인 TBS…강석·박철, 출연료 없이 방송한다 | 중앙일보
- "옷 벗고 돌아다니는 여자 있다"…집에 가보니 친언니 시신, 무슨 일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