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폭우 속 골프' 비판 거세자... 국힘 진상조사 착수
[조정훈 backmin15@hanmail.net]
▲ 4일 오후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열린 국민의힘과 대구경북 예산정책협의회에서 홍준표 대구시장은 대구경북신공항 건설을 의한 SPC 설립과 달빛고속철도 건설 특별법 연내 통과를 위해 당 차원의 협조를 요청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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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호우가 내린 지난 15일 홍준표 대구시장이 골프를 친 것과 관련해 논란이 확산되자, 국민의힘은 홍 시장에 대해 진상조사에 착수했다(관련기사 : 폭우 속 골프 친 홍준표, "제정신인가" 비판에 "괜한 트집").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8일 홍 시장에 대해 진상파악을 지시했다. 당은 홍 시장이 당헌·당규를 위반한 것으로 확인되면 당무감사위원회 감사나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기로 했다.
김 대표는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이럴 때일수록 언행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당 소속 의원들은 물론 당협위원장, 지방자치단체장, 정부 관계자 또한 부적절한 언행으로 물의를 빚는 일이 없도록 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지역 비판 목소리 계속... "비상근무 대신 힐링골프"
홍 시장의 "괜한 트집을 잡는다"는 반박에도 불구하고, 지역에선 비판이 더욱 거세지는 분위기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대구지역본부는 18일 성명을 통해 "홍 시장이 비상근무 대신 힐링 골프를 쳤다"며 규탄 입장을 냈다.
전공노 대구지역본부는 "지난 15~16일 호우 대처와 관련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5번의 긴급지시사항 공문을 지자체로 시달했다"며 "내용은 산사태, 급경사지 붕괴, 토사유출 등으로 인한 국민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현장순찰 등을 강화하라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구시 역시 14일 상황판단회의를 통해 비상 1단계 근무를 확정하고 부서별 비상근무 체제에 들어갔다"며 "그런데 전국이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에 대비해야 하는 이때 홍 시장은 공무원들에게는 비상근무를 지시해 놓고 본인은 골프를 치러 갔다"고 비판했다.
전공노 대구지역본부는 홍 시장이 자신의 SNS를 통해 '주말에 테니스 치면 되고 골프 치면 안 된다는 규정이 어디 있느냐', '대통령이라면 다르겠지만 그 외 공직자들의 주말은 자유'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핵심은 홍 시장이 긴급상황에 대처해야 할 때 부적절한 활동을 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홍 시장의 취임 1년은 무단행정, 막무가내 행정의 전형"이라면서 "예산 절감을 외치며 본인 관사는 신규 매입하고 본인의 주말은 자유라고 하면서 공무원들은 비상근무하게 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내로남불"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구시장으로서 공직자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진정으로 시민을 위한 행정을 펼치기를 바란다"며 "고집불통 행정이 아닌 소통행정을 펼칠 때 대구가 발전하고 시민이 더욱 행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집중호우 중 골프 해명, 안하무인 그 자체"
우리복지시민연합도 이날 성명을 내 "테니스는 되고 골프는 왜 안 되냐며 투정부릴 때가 아니다"라면서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계속 맡겨야 할지 대구의 선출직 최고 공무원으로서의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대구의 선출직 최고 공무원이 사과하고 넘어갈 수도 있는 일을 갖고 변명으로 일관하며 일반 공무원 속에 숨는 것도 참으로 비겁해 보인다"면서 "선출직 최고 공무원의 재해 예방은 한계가 없고 끝이 없음을 홍 시장은 명심하라"고 했다.
정치권의 비판도 계속 이어졌다. 정의당 대구시당은 "이번 홍 시장에 대한 논란은 집중호우 당시 골프장에 방문한 것뿐만이 아니다"라며 "이후 이를 해명하는 과정은 안하무인 그 자체"라고 비판했다.
대구시당은 "정당과 시민단체의 비판과 언론의 질문은 국민을 대신해서 정치인에게 던지는 것"이라며 "이를 무시하고 타박하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고 타박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연 국민의힘 진상조사에 대해 홍 시장이 어떤 말을 내놓을지 궁금하다"면서 "과연 그가 누구 눈치를 보고 누구를 신경쓰며 정치를 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국무총리실에 홍 시장의 감찰을 요구했던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은 윤석열 정부에 다시 한 번 문책을 촉구했다.
민주당 대구시당은 "윤석열 대통령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에게 비상근무 중 골프 치러 갔다가 비가 많이 와서 어쩔 수 없이 골프장에서 나온 분을 어떻게 하실 건지 공개적으로 물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비상 2단계 상황에 대한 지시를 내린 적이 없다는 뻔뻔한 거짓말까지 하는 시장을 어떻게 해야 하나"라며 "주말에 골프를 못 치면 체력관리가 안 된다고 하는 시장이라면 당장 그만두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홍 시장의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그 책임 문책은 결국 '유권무죄, 무권유죄'일 수밖에 없다"며 "이 정부 모토인 '공정'이 어떤 것일지 사뭇 궁금하다"고 정부와 여당에 책임을 돌렸다.
홍준표 "호우경보 발령되면 부단체장이 업무 총괄"
하지만 홍 시장은 '호우경보가 발효되면 업무 총괄은 부단체장이 맡는다'며 자신은 위수지역만 벗어나지 않으면 상관없다고 주장했다.
홍 시장은 이날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호우경보가 발효되면 부단체장이 업무를 총괄하고 단체장은 부여된 역할이 없다"며 "그게 대구시 재난대비 매뉴얼"이라고 말했다.
이어 "업무총괄이라고 하는 것은 평시에도 늘 하는 것이고 주말에도 나는 주중과 똑같이 업무총괄을 하고 있다"며 "비상 2단계 발령시 단체장은 관례상 위수지역만 벗어나지 않으면 무얼 하던 상관 없다"고 강조했다.
홍 시장은 "골프를 이용해서 국민 정서법을 빌려 비난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아직도 국민 정서법에 기대어 정치하는 건 좀 그렇다"면서 "나는 대구시 재난대비 매뉴얼에 어긋난 행동을 한 일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전날인 17일에도 자신의 SNS에 "대구에 있던 수해 인명사고는 13일부터 출입제한 조치를 한 도심 하천 팔거천에서 16일 오후 60대 한 분이 자전거를 끌고 출입제한 조치를 한 가드레일을 밀치고 무단으로 하천변으로 들어갔다가 미끌어져 빠진 사고"라고 말했다.
이어 "그걸 억지로 결부시킨 것도 문제려니와 당시 대구시는 전직원 비상대기령도 내리지 않았다. 견강부회 해본들 달라질 것이 없다"며 대구에서의 실종자는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홍 시장은 또 "나이 들고 운동 안 하면 건강 유지가 안 되기 때문에 나는 주말에는 언제나 산책이나 골프를 한다"며 "일도 못하는 사람들이 입만 살아가지고 걸핏하면 트집이나 잡고, 이제 그만 트집 잡아라"고 주장했다.
앞서 홍 시장은 지난 15일 오전 11시 20분부터 대구 동구 팔공산컨트리클럽에서 골프를 치다가 비가 많이 오자 1시간여 만에 중단했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면서 비난이 일었지만 홍 시장은 "괜한 트집"이라며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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