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한옥마을 '마약XX' 사라진다…사장님 움직인 초등생 편지
“사장님, 마약 XX이 아닌 ‘소문난XX’, ‘폼 대박난 XX’ 과 같은 단어로 바꾸는 것은 어떨까요?”
초등학생들이 인근 상인들에게 메뉴명과 상호명 등에서 ‘마약’ 단어를 뺄 것을 제안하는 손편지를 보냈다.
18일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전주 풍남초등학교 학생들은 지난달 30일 학교 인근 전주한옥마을 식음료 매장들을 방문해 이같은 내용이 담긴 편지를 전달했다.
풍남초 5~6학년 학생 71명은 지난달 ‘약물예방 교육주간’에 마약 광고 문제점을 주제로 토론수업을 진행했다.
이때 학생들은 인근 한옥마을에서 간판이나 음식 이름에 ‘마약’이라는 단어를 광범위하게 사용한다는 점에 문제의식을 갖고 대안을 생각해보기로 했다.
고민 끝에 학생들은 71명이 직접 작성한 손편지를 들고 상인들을 찾았다.
학생들은 편지에 “마약이라는 단어가 들어감으로써 사람들이 마약을 쉽게 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외국인들이 이러한 간판을 보고 오해하거나 놀라고 꺼려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저도 마약XX를 먹어본 사람으로서 다른 좋은 단어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썼다.
아이들의 진심이 통했는지 한 업주도 손 편지도 화답했다.
한 업주는 답장에서 “정성스레 써 준 편지는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읽어보았다. 가게를 잘 설명하려는 마음으로 붙인 광고였는데 ‘마약’이라는 말이 여러가지로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은 어린 학생들인데 어른들이 놓친 부분을 생각해 내고, 또 이렇게 용기를 내서 편지글에 담아 좋은 의견을 보내줘서 고맙다”고 썼다.
해당 업주는 “마약이라는 말 대신 생각해 준 많은 이름은 모두 쓰고 싶을 만큼 재미도 있고 아이디어도 최고였다”며 “‘마약’이라는 말은 빼겠다”고 학생들에게 전했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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