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장맛비에…전력수요 줄고, 태양광은 개점휴업 중
전력 수요는 감소, 태양광 발전은 개점휴업. 전국적인 장마가 길어짐에 따라 날씨와 밀접한 여름철 전력 시장도 그 영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25일 장마가 시작된 뒤 햇빛과 폭염 대신 흐린 날씨 속에 빗방울이 떨어지는 날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냉방 수요 등이 줄면서 전력 사용량은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줄어든 양상이다.
18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번 달 월평균 최대전력은 7만7907㎿로 지난해 7월(8만2007㎿)보다 낮은 수준이다. 최대 전력은 하루 중 전력 사용량이 가장 많은 때의 전력 수요를 뜻한다. 특히 지난해엔 때 이른 폭염이 찾아오면서 7월 7일 일찌감치 여름철 최대 수요(93GW)를 찍었지만, 올해는 아직 7월 중순이긴 하지만 90GW 선을 넘은 날도 없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올여름 전력수급 대책 기간을 예년보다 1주일 빠른 6월 다섯째 주에 시작했다. 여름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더울 것으로 예측된 데다 기상 패턴이 변화하는 걸 고려한 것이다. 하지만 전력 수요가 줄면서 예비력 등 수급 상황은 당초 예상보다 안정적이다. 17일엔 공급 예비력이 2만㎿를 넘겼고, 예비율도 24.2%에 달했다. 이번 주말을 비롯해 장맛비 예보가 남아있어 당분간 비슷한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예측한 이번 여름 최대 전력수요는 92.7~97.8GW(8월 둘째 주 평일 오후 5시경) 수준이다.
반면 태양광 발전은 사실상 유명무실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장마철이 길어지고 하늘이 계속 흐리다 보니 전력시장 기여도가 뚝 떨어진 것이다. 이달 기준 태양광 설비 용량은 2만2538㎿로 국내 전체 설비의 15.9%를 차지한다. 하지만 집중호우가 쏟아진 지난 14일 전력시장 내 태양광 발전 비중은 평균 0.3%에 불과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14일 태양광 발전량이 피크였던 정오~오후 1시 기준 발전량은 901㎿(전력시장 내), 전체 대비 비중은 1.1%에 불과했다. 최근 한 달 내 태양광 발전량이 가장 많았던 지난달 23일의 같은 시간대 5148㎿(7.9%)에 훨씬 못 미친다. 야간에 쓸 수 없는 태양광 설비 대부분이 낮에도 개점휴업하고 있는 셈이다. 비슷한 설비 용량(2만4650㎿)을 가진 원전이 30% 안팎의 발전량 비중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과 대비된다.
다만 향후 태양광 설비가 집중된 호남 지방에 비가 내리는 동시에 중부 지방은 폭염이 찾아오는 식의 수요·공급 엇박자가 나타날 수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아직 예비력에 여유가 있어 태양광 발전량이 줄었다고 해서 LNG(액화천연가스) 발전 등을 일부러 더 돌리고 있진 않다. 그러나 전력 수요가 많고 태양광 발전이 부진한 경우도 발생할 수 있어 그에 대비한 비상수단을 갖춰놓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대 여성 느닷없이 "만져달라"…60대 택시기사 트라우마 호소 | 중앙일보
- 발목까지 물차는 수십억 새 아파트…지하주차장 본 교수 혀찼다 | 중앙일보
- "방광암 치료하러 오지마라" 담배 냄새 맡은 명의 일침 | 중앙일보
- 은퇴한 박지성 '마법의 손' 됐다…K리그서 생긴 초유의 일 | 중앙일보
- "묘한 분위기" 이 여성과?…사라진 중국 외교부장 '불륜설' 발칵 | 중앙일보
- 성남시가 맺어준 39쌍 커플…세금 들여 중매사업, 어떠신가요 | 중앙일보
- 패전 때 불태웠다던 특급기밀…日 '마루타부대' 명단 첫 발견 | 중앙일보
- 65만원→2억4000만원…16년 전 서랍 속 '고물폰' 로또 됐다 | 중앙일보
- [단독] 추경 다 깎인 TBS…강석·박철, 출연료 없이 방송한다 | 중앙일보
- "옷 벗고 돌아다니는 여자 있다"…집에 가보니 친언니 시신, 무슨 일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