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이유
환경보호와 원자재 수급 안정성, 수익성 등으로 시장 고성장
“배터리가 완벽하게 선순환 될 때까지 책임을 지세요. 그렇지 않으면 돈을 내든지 아직 거기까지는 아니지만 팔지 말라는 얘기까지 나오는 거예요.”
김대기 SNE리서치 부사장은 18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제1회 배터리 리사이클링 데이 2023’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하며 완성차 업체들과 배터리 관련 업체들이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적극 나서는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유럽,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이 배터리 전생애주기 관리에 대한 중요성에 주목하며 규제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유럽의 배터리 규정은 2006년에는 회수 및 재활용까지 납축전지 중점으로 범위를 설정했었다. 하지만 지난달 새 배터리법이 의회에서 승인되면서 배터리 채굴부터 리사이클까지 전생애주기 전체로 그 범위가 확대됐다. 여기에 내년부터 탄소발자국을 공개 의무화하고 배터리 수거 비율을 상향하는 등 규제를 대폭 강화했다.
미국도 지난 4월에 시행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배터리 리사이클링을 기존 5%에서 90%로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들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CE9 프로젝트를 통해 사용 후 배터리 순환 자원 인정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 핵심광물 확보 전략을 발표해 특정국 수입의존도를 완화시키고 재자원화를 통한 공급망 안정화에 나섰다.
이렇듯 세계적으로 배터리 재활용 관련 규제 강화와 지원을 하는 배경에는 환경 보호와 경제성 두 가지 모두 있다.
우선 배터리의 주요 구성물질이 유독 물질이라 외부 노출 시 중금속 오염 및 유독가스 발생 등 위험이 따른다. 또 배터리를 재활용하면 천연자원을 절약하고 온실가스 배출과 에너지 사용을 저감하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
환경보호 외에도 원자재 불안정한 수급에 기여할 수 있는 대안으로도 제시된다. 배터리 원자재 수요는 급증하고 있지만, 채굴의 한계성으로 공급 부족이 심화되고 있다. 탄산리튬 수요는 2026년 사용가능한 탄산리튬 용량을 넘어선다. 2021년보다 2030년 배터리 메탈 수요가 20.3% 증가하는데 원자재 가격 및 생산비 상승으로 채산성은 떨어지고 수요 급증으로 자원 고갈 문제도 야기된다.
배터리 재사용과 재활용을 했을 시 얻을 수 있는 사업성도 고려할 수 있다. 재사용 비용은 모듈 기준 18.2달러인데 재사용된 배터리 팩의 원가는 kWh(킬로와트시)당 80.2달러로 추정된다. 2025년, 2030년, 2035년 신품배터리 가격은 159달러, 130달러, 118달러로 전망된다. 배터리 재활용 비용은 배터리 매입비용 별도로 kWh당 18달러로 추정되며 회수 금속 가치는 2020년 이후 3년간 약 3배가 상승했다.
김대기 부사장은 폐배터리 재사용 시장의 경우 2040년 600만t이상의 리튬, 니켈 등 재활용 금속들이 채굴될 것으로 봤다. 글로벌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도 2030년 424억달러, 2040년 2089억달러(약 263조원)로 경제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시장 성장과 함께 발생하는 폐배터리의 급증에 대한 대책으로도 중요해지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폐차 발생량은 2030년 411만대, 2040년 4222만대로 연평균 33%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폐배터리 발생량도 2030년 338GWh(기가와트시), 2040년 3339GWh로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폐배터리 재사용은 배터리를 분해하지 않고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다른 적용분야에 재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폐배터리의 재활용은 배터리를 분해하여 그 속에서 니켈, 리튬 등의 소재를 추출해 새 배터리의 소재로 다시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2030년에 발생된 사용 후 배터리는 재사용 55%, 재활용 45% 비율로 처리될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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