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수해 현장 찾은 이재명 "방재시설에 투자 대폭 늘려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북 익산의 수해 현장을 방문해 현장을 점검하고 피해를 본 이재민들 위로했다.
이 대표는 이날 익산 망성면 화산리 일대를 방문해 침수된 논밭과 비닐하우스 등을 둘러봤다. 이곳은 지난 12일부터 나흘간 400㎜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농경지와 주거지가 물에 잠기는 피해를 보았다.
이날 현장에서 이 대표를 만난 한 주민은 “농민 입장에서는 피해가 산정이 안 될 정도로 엄청난 재산 피해를 입었다”며 “농장의 수박이 물에 둥둥 뜬 상태에서 썩어가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여기가 대부분 열대성 기후로 바뀌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전북에서 사과 생산이 안 될 정도로 기온이 올라 있다”며 “그럼 거기에 맞춰서 폭우 대비 시설도 바뀌어야 하는데 시설은 그냥 땜질 방식이다. 500톤짜리(펌프)가 고장나면 또 500톤짜리 갖다 놓고 매년 반복되는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현장을 둘러본 뒤 이 대표는 “배수 시설 같은 방재 시설 확보는 앞으로 중요한 국가적 과제가 될 거다. 일정한 강수량에 맞춰 시공을 해놓은 상태인데 지금은 워낙 강수량이 많아져서 대비 수준을 높여야 할 것 같다”며 “기본적인 방재 시설 확충에 장기적으로 국가가 투자해야 할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이 대표는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요청하고 정부에서 수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피해 복구 문제나 피해 보상 지원 문제도 현실화될 수 있도록 관심 갖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익산 성북초등학교에 마련된 이재민대피소에 방문했다. 대피소 곳곳에서는 “특별재난지역 선포하라”는 구호와 “살려달라”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한 50대 여성은 “제발 좀 살려달라. 살길이 막막하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양파가 잠겨버리니까 희망이 없다”라거나 “집에 들어가도 먹고 살 것도 없다”며 망연자실한 주민도 있었다. 이 대표는 “수습될 거다.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
주민들과 함께 둘러앉아 가진 간담회에서 이 대표는 “가족 단위로 일대일 지원이 필요하다”며 “담당 공무원을 1명씩 지정해달라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충분히 예산을 투입해서 방재 시설을 만들고 다음 세대라도 수재 입지 않고 살아가게 하는 게 중요하다 생각한다”며 “민주당 많이 지지해주셨는데 뭘 우리한테 해줘야할 것 아니냐는 말씀 하셔서 매우 죄송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이날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수해 컨트롤타워가 부족했다는 지적에 대해 “국민들이 아쉽게 생각하실 만한 부분이긴 한데 지금은 그런 이야기보다는 어떻게 빨리 복구를 지원하고 추가 피해를 막을 것이냐에 집중해야 할 때 같다”고 말했다.
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수해 대책으로 ‘포스트 4대강’ 사업을 거론한 데 대해선 “참나. 뜬금없이 4대강은 뭔지 잘 모르겠다. 정말 국민들이 지금 당장 겪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 실질적 대안을 말씀하셨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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