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C 열풍 속 다른 길 찾는 SK바이오팜 “퍼스트 무버 될 것”
2032년까지 4조원 창출...제2의 세노바메이트 개발
RPT·TPD·CPT 모두 플랫폼 기반...R&D 체질개선
최근 제약바이오 업계 글로벌 빅 트렌드는 누가 뭐래도 ‘ADC(항체-약물 접합체)’다. 화이자, 로슈와 같은 글로벌 빅파마는 물론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국내 굴지 바이오 기업 모두 차세대 먹거리로 ADC를 낙점했다. 하지만 SK바이오팜은 달랐다. SK바이오팜은 ‘팔로워’가 아닌 ‘퍼스트 무버’로의 도약을 강조하며 5~7년 뒤 각광받을 신약 분야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SK바이오팜은 18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차세대 신약 개발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SK바이오팜은 내년 흑자전환이 예상되는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 뇌전증신약)의 현금 창출 능력을 바탕으로 세 가지 새로운 모달리티 개발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세노바메이트는 특허 만료 시점인 2032년까지 미국 시장에서만 누적 4조원의 현금 흐름 창출이 기대되고 있다.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은 “세노바메이트의 향후 10년간 현금 창출 능력만으로도 충분히 한 두 개 파이프라인을 상업화 단계까지 끌고 가는 것이 가능하다”며 “우리는 R&D 과정에서 나온 모든 파이프라인을 다 끌고 가는 것이 아닌 영리한 의사결정을 통해서 라이선스 아웃 등의 전략을 통해 현금흐름의 선순환을 창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SK바이오팜의 새로운 모달리티는 ▲방사선의약품(RPT, 핵의약품) ▲표적 단백질 분해(TPD) ▲세포유전자치료제(CGT)이다.
RPT는 원자력 발전 시 발생하는 방사선 동위원소를 기반으로 한다. 방사성 동위원소는 세포를 사멸시키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RPT는 이 원소를 표적 물질에 결합해 미량을 체내에 투여해 암세포를 관해하는 차세대 항암치료제다. 최근 노바티스(Novartis)가 전립선암을 적응증으로 개발한 RPT ‘플루빅토’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받으면서 관심도가 높아졌다.
SK바이오팜은 이미 RPT 개발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SK바이오팜의 모회사 SK는 빌 게이츠와 함께 지난해 테라파워에 투자한 바 있다. 이동훈 사장은 “해당 투자 당시 ‘Ac-225’라는 방사성 동위원소에 대한 선점 권리를 받았는데 이 원소는 RPT 원료 중 가장 순도가 높고 반감기가 적절한 원료”라며 “노바티스 플루빅토가 원료 공급 문제로 충분한 매출을 올리지 못했는데 SK바이오팜의 경우 원료 공급망이 이미 확보돼 있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미국내 RPT 개발 회사와의 파트너링을 통해 미국 시장 진출은 물론 중국 및 아시아 시장 기업들과도 공동 개발·투자를 통해 아시아 최대 RPT 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TPD 분야 역시 모회사인 SK가 이미 선투자한 섹터다. TPD는 암세포를 표적 단백질로 삼고 이를 분해, 제거해 질병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기술로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한다고 평가받는다. 최근 SK바이오팜은 미국 바이오텍인 프로테오반트사 인수했다. 프로테오반트사는 이동훈 사장이 SK 재직 당시 미국 신약개발 플랫폼 기업 ‘로이반트’와 함께 설립한 조인트벤처다. SK바이오팜은 프로테오반트사 인수로 TPD 대표 기술인 프로탁(PROteolysis-Targeting Chimera)과 분자접착분해제(Molecular Glue Degrader) 두 가지를 모두 확보했다.
이동훈 사장은 “TPD는 시장에 나온 지 3~4년 됐지만 아직 승인된 신약은 없다”며 “이번 프로테오반트 인수로 글로벌 수준의 플랫폼 기술을 도입하고 미국 내 연구 시설 역시 확보한 만큼 TPD기술 선도와 연구 역량 글로벌화 두 마리 토끼를 잡앗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타겟 모달리티인 CGT는 그룹 내 바이오 회사들과 시너지를 이룰 수 있다는 데서 의미가 크다. SK그룹의 위탁개발생산(CDMO) 자회사 SK팜테코는 지난달 프랑스 CGT CDMO 2공장을 완공했다. 지난해에는 미국 CGT CDMO 업체 CBM 인수를 한 바 있다. 이를 통해 SK는 글로벌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과 유럽에 최대 규모 CGT CDMO 생산시설을 확보했다.
이동훈 사장은 “CGT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계속해서 임상 시료를 생산할 수 있는 생산설비인데 이미 설비를 가지고 있는 우리 입장에서 CGT 시장 진출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며 “SK바이오팜에서 개발한 CGT 공정을 기반으로 팜테코에서 글로벌 생산을, 라이프사이언스에서 판매를 진행한다면 그룹 내 바이오 밸류 체인이 완성되는 셈”이라고 밝혔다.
한편 SK바이오팜의 새로운 모달리티는 모두 플랫폼 기술 기반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합성신약 기술로 세노바메이트라는 혁신 신약을 만든 SK바이오팜이 지금까지 빵을 만드는 회사였다면 이제는 빵을 만드는 기계를 만드는 회사로 변모하고자 한다”며 “mRNA 플랫폼 기술로 순식간에 빅파마로 급부상한 모더나와 같이 차세대 플랫폼 기술을 갖춰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창출하며 혁신신약 개발은 물론 기술이전도 고려하는 등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빅바이오텍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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