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가요 뷰] 차트 집계 방식 또 바꾼 빌보드, 케이팝 견제?…"이제 팬덤 넘어 대중성 확보해야"
빌보드가 지난해 ‘한 주에 다운로드 1건’만 집계 대상으로 인정하고, 2건 이상은 제외하는 것으로 규정을 변경한 것에 이어 이번에는 공식 홈페이지 음반 음원 다운로드 횟수를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해부터 빌보드의 잦은 룰 변경은 팬덤의 집중 공략을 의식하는 것으로 비치며 케이팝(K-POP)을 견제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을 받아왔다. 이번 조치 역시 마찬가지다.
빌보드는 최근 공식 홈페이지에서 D2C(Direct-to-consumer·소비자 직접 판매) 사이트를 차트 집계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D2C 사이트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이 아닌 특정 아티스트의 공식 홈페이지다. 국내외 많은 아티스트들이 공식 홈페이지를 열고 이곳에서 음반과 음원 등을 판매한다.
빌보드의 핫 100 집계 방식 변화에 국내가 반응하는 이유는 D2C 집계가 주로 케이팝 아티스트들의 빌보드 진입로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핫 100 차트는 미국 내 음원과 공식 뮤직 비디오 스트리밍, 라디오 에어플레이, 실물 싱글 음반과 디지털 다운로드 판매량 데이터를 합산해 순위가 정해진다.
케이팝 가수는 상대적으로 라디오 방송 횟수는 상대적으로 적을 수 밖에 없기에 핫100 진입을 위해서는 음원과 음반 판매에 집중해야 한다. 가수들 역시 D2C를 통해 디지털 싱글을 저렴하게 판매하거나, 리믹스 등 새 버전을 내놓으며 싱글 다운로드의 판매량을 유도하고는 했다.
케이팝 가수들에게 빌보드는 이제 낯선 무대가 아니다. 신인 가수들은 이제 목표를 "국내 음악 방송 1위"가 아닌 "빌보드 차트 1위"라고 포부를 밝힌다.
2010년대 초반부터 케이팝 가수들이 북미 시장에 진출해 빌보드 차트 진입을 위해 끊임없이 도전한 결과방탄소년단이 싱글과 앨범 차트를 모두 석권한데 이어 빌보드 핫100, 핫200 메인 차트에서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
두각은 핫200 차트에서 먼저 시작됐다. 방탄소년단은 2015년 '화양연화 파트.2' 171위로 빌보드 핫200을 처음 밟은 이후, 2018년 3집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로 국내 가수 중 최초로 정상을 차지했다.
이후 팬데믹으로 인해 공연 시장이 축소된 대신 음반 판매가 확대되면서 케이팝 가수들의 빌보드 차트 입성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방탄소년단은 물론, 슈퍼엠, 스트레이키즈, 블랙핑크는 핫200 정상 고지를 밟은 팀이 됐다.
핫200이 전 세계 200개 국가의 성적을 집계한 차트로, 케이팝 가수들의 경로가 자유로워졌다면 미국 내에서 대중성을 담보로 한 핫100 차트는 상대적으로 진입이 어려웠다.
현재까지 핫100 1위를 차지한 가수는 방탄소년단과 지민 뿐이다. 방탄소년단은 '새비지 러브', '라이프 고스 온', '버터', '퍼미션 투 댄스', '마이 유니버스' 등 6곡을, 지민은 솔로곡 '라이크 크레이지'로 1위에 올랐다. 특히 지민은 빌보드의규정 변경이 시작된 이후 이뤄낸 성과였다.
그럼에도 이처럼 끊이지 않고 케이팝 가수들의 활약과 도전이 빌보드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가운데, 빌보드는 앞서 언급했듯 케이팝 가수들에게 상대적으로 불리해 보이는 룰을 적용했고, 이를 두고 국내는 물론 현지에서는 미국 주류 음악 시장이 케이팝 가수들의 도전과 성과를 의식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빌보드 측은 이번 조치를 두고 특별한 배경을 설명하지 않았지만 케이팝 가수들을 겨냥하고 있다는 우려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국내 한 가요 관계자는 "빌보드의 잦은 집계 방식 변경을 지켜보고 있다. 국내 소속사에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 뚜렷하게 있지는 않다. 빌보드가 정말 케이팝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라면 팬덤을 넘어선 대중성 확장이 가장 확실한 대처이지 않을까 싶다. 이는 빌보드 규정 변경과 없이 케이팝 가수들에게 주어진 숙제이기도 하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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