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피플] 신인 투수에 밀린 게 전화위복...전천후 능력 증명→가치 상승한 임기영

안희수 2023. 7. 18.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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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영은 KIA 타이거즈 마운드의 만능키다. 사진=KIA 타이거즈 

전반기 선발 등판 없이 구원 등판한 나선 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투수는 KIA 타이거즈 임기영(30)이다. 그는 총 51이닝을 소화, 이 부문 2위인 박영현(KT 위즈)보다도 6과 3분의 2이닝을 더 막았다. 

임기영은 그야말로 전천후 투수였다. 올 시즌 첫 등판이었던 4월 8일 두산 베어스전부터 롱릴리버로 나섰다. 선발 투수 이의리가 3이닝 만에 강판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투구 수 47개를 기록했다. 시즌 첫 10경기에서 1이닝 이상 막은 경기만 5번이었다. 

5월 중순부터는 본격적으로 필승조 일원으로 임무를 소화했다. 전상현과 장현식, 우완 정통파 셋업맨들의 컨디션이 들쑥날쑥한 상황에서 홀로 꾸준한 모습을 보여줬다. 

마무리 투수 정해영이 구위 저하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던 6월엔 그의 임무를 대신하기도 했다. 지난달 20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는 최지민이 볼넷 3개를 내준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김인환을 땅볼 처리하며 팀 승리(스코어 6-4)를 지켜냈다. 

자신의 가치를 드러낸 임기영. 사진=KIA 타이거즈 

임기영은 롱릴리버와 셋업맨, 마무리 투수까지 모두 소화하며 KIA 불펜의 만능키로 쓰였다. 이런 임무 수행이 가능했던 이유는 그가 원래 선발 투수였기 때문이다. KIA 유니폼을 입고 등판한 176경기 중 122경기에서 선발로 나섰다. 2017시즌, 8승 6패·평균자책점 3.65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보여줬고, 에이스 양현종이 미국 무대로 떠난 상황에서 치른 2021시즌엔 팀에서 유일하게 규정이닝을 채웠다. 지난 시즌 리그 최다 패전(13패)를 기록했지만, 평균자책점(4.24)은 준수했다. 

임기영은 그런 투수였다. 하지만 올 시즌은 5선발 경쟁에서 밀렸다. KIA는 신인 좌완 윤영철에게 먼저 기회를 줬고, 그가 안정감을 보여주며 자리를 지켰다. 

임기영 입장에선 자존심이 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주어진 임무를 기대 이상으로 해내며 프로 정신을 보여줬다. 올 시즌 성적은 33경기·1승 1패·7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은 2.65다. 

김종국 KIA 감독은 헌신적인 자세와 빼어난 투구를 보여준 임기영을 전반기 투수 수훈 선수로 꼽기도 했다. 임기영은 선발 투수로서도 경쟁력이 뛰어나다. 대기 시간이 길고, 매 경기 등판을 준비해야 하는 보직(불펜 투수)를 맡아서도 잘 하고 있다. 체력 회복, 연투, 강인한 멘털까지 증명했다. 

비록 원래 보직(선발 투수) 빼앗긴 모양새지만, 더 많은 능력을 보여주며 자신의 가치를 높였다. FA(자유계약선수) 자격 취득이 점점 다가오는 상황. 임기영에겐 2023시즌 전반기는 전화위복이었다고 볼 수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사진=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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