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타’ 생체실험 잔혹 실체…日 731부대 명단 나왔다

오기영 2023. 7. 18.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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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균전을 대비한다는 명분으로 생체실험을 자행했던 일본 관동군의 생화학부대 '731부대'의 조직 구성과 부대원 명단 등을 담은 공식 문서가 발견됐다.

마쓰노 연구원은 "부대의 구성과 함께 부대원의 이름, 계급 등이 명시된 구 일본군 작성 자료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 아닌가"라면서 "누가 어떤 식으로 부대에 관여했고 전후 어떻게 살았는지 밝힐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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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세계대전 당시 생화학무기개발 위해
中하얼빈 남쪽 구성된 日 일명 ‘마루타’ 부대
증거자료 없었는데, 공식 명단 처음 드러나
2015년 11월 중국 하얼빈 소재 '중국 침략 일본군 731부대 죄증진열관'에 재현된 항일투사, 전쟁포로 생체 해부실 모습. 연합뉴스


세균전을 대비한다는 명분으로 생체실험을 자행했던 일본 관동군의 생화학부대 ‘731부대’의 조직 구성과 부대원 명단 등을 담은 공식 문서가 발견됐다.

17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관동군이 1940년 조직 개편 당시 작성한 이 문서에는 부대 구성과 부대원의 성명, 계급 등이 적혀있다.

장교 명단에는 이시이 시로 부대장을 비롯해 총 97명의 이름과 계급이 기재됐으며 군의관 외에도 의대에서 파견된 의학자들도 ‘기사’라는 직함으로 포함됐다.

해당 문서에는 또 다른 세균전 부대로 알려진 ‘100부대’ 소속 직원 명단도 적혀있다.

이 문서는 일본의 국립공문서관이 후생노동성에서 넘겨받아 보관하던 중 메이지가쿠인대학 국제평화연구소 마쓰노 세이야 연구원에 의해 발견됐다.

마쓰노 연구원은 “부대의 구성과 함께 부대원의 이름, 계급 등이 명시된 구 일본군 작성 자료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 아닌가”라면서 “누가 어떤 식으로 부대에 관여했고 전후 어떻게 살았는지 밝힐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항복한 일본 관동군 모습. 리아노보스티연합뉴스


731부대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생화학무기개발을 위해 중국 하얼빈 남쪽 지역에 구성된 일본의 기밀 부대다.

이 부대는 당시 한국인을 포함해 끌려온 전쟁 포로들을 일본어로 ‘통나무’를 뜻하는 ‘마루타’라고 불러 일명 ‘마루타 부대’로도 알려져 있다.

731부대 소속 의사와 과학자들은 포로들을 페스트균, 탄저균 등 세균에 감염시켜 관찰하거나 산채로 해부하는 등 잔혹한 실험을 자행했다.

그러나 731부대의 잔혹한 행위를 입증할 증거는 일본이 패전 직전 소각 명령 등을 내린 탓에 그동안 잘 드러나지 않았다. 해당 부대에 참여한 이들의 명단도 파악되지 않기 때문에 이 부대에서 악행을 저질렀던 의사 등도 과거를 숨긴 채 일본의 병원이나 제약회사로 돌아가 생활을 할 수 있었다.

교도통신은 이번 명단 확인과 관련해 “정부 보유 자료가 어딘가 파묻혀 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일본 정부가 미군으로부터 반환받은 것으로 알려진 자료를 비롯해 책임감을 갖고 자료를 수집해 실태를 밝힐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기영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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