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탄올 선박 '싹쓸이'…둘 중 하나는 삼성·현대

고영욱 기자 2023. 7. 18.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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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고영욱 기자]
<앵커> 국내 조선사들의 고부가가치 친환경 선박 수주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번엔 삼성중공업인데요. 한번에 4조원에 육박하는 친환경 선박을 수주했습니다.

산업부 고영욱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고 기자,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선박 구체적으로 어떤 겁니까.

<기자> 배의 종류는 해상 물류를 위해 쓰는 컨테이너선입니다. 메탄올을 연료로 쓰는 엔진을 탑재하고요. 줄여서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이라고도 합니다.

일반적인 디젤 추진 선박보다 10~15% 가량 비싼 고부가가치 선박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고요.

크기는 통상 12,000TEU 이상을 초대형 컨테이너선이라고 하는데 이번 수주 선박은 그 보다 큰 16,000TEU 급입니다.

<앵커> LNG 추진 선박은 익숙해도 메탄올 추진 선박이라는 게 아직은 좀 생소한데 어떤 특징이 있습니까.

<기자> 당장 올해부터 국제사회의 강화된 해상 환경 규제가 적용되는데요.

메탄올은 기존 선박 연료유에 비해 황산화물(SOx)이나 질소산화물(NOx) 같은 오염물질 배출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특히 영하 163도의 극저온이 요구되는 LNG와는 달리 상온이나 일반적인 대기압에서도 저장이 쉽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다양한 대체연료 중에서도 메탄올 추진에 대한 선주사들의 선호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메탄올 선박의 시장성은 어떻습니까?

<기자> 대체 연료 선박 시장의 대세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지난해는 LNG 추진 선박이 메탄올 선박보다 9배 가량 많았는데 올해 들어 상반기에는 메탄올 선박이 LNG 선박을 역전했습니다.

총 55척이 발주 됐는데 메탄올이 29척, LNG가 26척입니다.

성장세도 가파른데요. 미국선급에 따르면 메탄올 추진선 시장은 앞으로 5년간 해마다 170%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앵커> LNG선처럼 메탄올 선박도 우리나라가 강자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21년 HD현대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메탄올 추진 선박을 만든 이래 현재까지 109척의 메탄올 선박(컨테이너선 기준)이 발주됐는데요.

이 가운데 HD한국조선해양이 43척, 삼성중공업이 16척, HJ중공업이 2척을 수주했습니다.

전 세계 바다를 누비는 메탄올 선박 2척 중 1척(55%)은 우리 손으로 만든 배라는 겁니다. 나머지는 중국에서 만들었습니다.

이런 차이는 기술력에 있습니다. 중국의 경우 아직 메탄올 추진 엔진 개발 못한 것으로 알려졌거든요.

그런데 리딩 기업인 HD현대의 경우 이미 자체 개발한 엔진을 탑재한 배를 머스크와 같은 거대 해운사에 인도했고요.

이번에 삼성중공업도 연료효율성을 높인 메탄올 엔진을 독자 개발해 수주에 성공했습니다.

<앵커> 다시 계약 내용으로 돌아와서 짚어보겠습니다. 어떻습니까. 이번 계약 잘 한 겁니까?

<기자> 선주사는 대만의 에버그린입니다. 삼성중공업이 과거 여러 차례 선박을 수주한 회사입니다.

수주금액이 우리 돈 3조9,600억 원인데요. 공시된 환율 1,276.2원을 적용했을 때 달러로 31억 달러 가량입니다.

총 16척을 만들어주기로 했는데 한 척 당 약 1억9,400만 달러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참고로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경우 6월 신조선가 평균이 2억2,500만 달러입니다.

<앵커> 평균이 2억 달러가 넘는데 1억9,000만 달러 대에 만들어 준다. 그럼 저가 수주를 했다는 얘기인가요?

<기자> 삼성중공업이 직접 내놓은 설명은 수주잔고가 탄탄한 만큼 수익성을 중심으로 선별 수주를 한 결과라는 겁니다.

이미 도크에 3년 치 일감이 쌓여있는데 굳이 저가수주를 할 이유는 없는데요.

한 번에 16척을 수주했다는 점에 주목하셔야 됩니다.

이렇게 되면 공정을 효율적으로 짤 수 있고 규모의 경제를 통해 더 낮은 비용으로 배를 만들 수 있게 됩니다.

<앵커> 그렇군요. 일감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마지막으로 국내 조선 3사의 올해 수주 현황 정리해주시죠.

<기자> 우선 삼성중공업은 이번 수주로 올해 수주 목표 95억 달러의 66%인 63억 달러를 달성했습니다.

하반기 카타르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LNG 운반선과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를 수주하면 올해 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입니다.

HD한국조선해양이 올해 연간 수주목표 157억4,000만달러 중 143억9,000만 달러로 91%를 달성했고요.

한화오션은 69억8,000만 달러 중 15.2%인 10억6,000만 달러를 수주했습니다.

아직은 뒤처지고 있지만 한화 품에 안겨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고부가 친환경 선박을 비롯한 다양한 선박 시장에서 본격적인 수주 활동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고영욱 기자였습니다.
고영욱 기자 yyko@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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