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야구' 신인왕 신재영의 부활, 간절함이 만들어 낸 호투

김상화 2023. 7. 18.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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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JTBC <최강야구>

[김상화 기자]

 
 지난 17일 방영된 JTBC '최강야구'의 한 장면.
ⓒ JTBC
 
<최강야구> 몬스터즈가 충암고를 상대로 지난해 콜드게임 패배 수모를 대갚음해줬다. 17일 방영된 JTBC <최강야구> 최강 몬스터즈 대 충암고의 경기에서 몬스터즈가 활발한 공격력과 탄탄한 계투 작전에 힘입어 충암고에 8대1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몬스터즈는 시즌 9승째(3패, 승률 7할5푼)를 달성했다.  

이번 양팀의 경기는 여러모로 큰 관심을 모았다. 충암고는 지난해 7~8월 좌완 에이스 윤영철(현 KIA)을 앞세운 빼어난 경기력, 이영복 감독의 예능감 등으로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준 바 있다. 유일하게 몬스터즈 상대로 콜드게임 승(14대4)을 거둔 팀 역시 충암고였다.  

과거 충암고 최초의 전국대회 우승 (1977년 봉황대기)을 안겨줬던 김성근 감독과 현 충암고 전성시대를 이끌고 있는 이영복 감독의 대결은 방송 외적인 재미를 배가시켰다. 주력 선수들의 졸업으로 전력이 작년 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고교 강호로 군림하는 팀 답게 충암고는 패기로 프로 선배들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하지만 결과는 의외였다.  

선수 가족들의 응원 + 오나라 시구... 화기애해한 분위기
 
 지난 17일 방영된 JTBC '최강야구'의 한 장면.
ⓒ JTBC
 
경기전 외야수 김문호의 어머니, 아들까지 야구장을 찾아와 김성근 감독 손을 꼭 붙잡고 감사의 인사를 표시하는 등 몬스터즈는 유쾌한 분위기 속에 시합 준비에 임했다. "와이프랑 어머니 그만 이용해!", 이러다가 조상까지 모셔 오겠다"라는 동료들의 원성이 자자했지만 최근 호쾌한 타격을 과시하는 김문호에겐 그저 즐거운 잔소리였다.  

고비를 넘기고 안정세를 탄 몬스터즈와 달리, 충암고는 여전히 도전자의 자세를 풀지 않고 있었다. 이영복 감독은 "방망이는 지난해보다 더 낫지 않나 싶고..."라고 말하면서 프로 진출 선수들의 공백을 채웠다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감독은 "1승 1패 정도? 두번 다 이기면 예의가 아니니까..."라고 말하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에 맞선 몬스터즈는 충암고 타선을 완벽하게 틀어막기 위해 이대은-박재욱 배터리를 앞서워 경기 초반부터 공세를 펼쳤다. 한편 이날 경기에는 배우 오나라가 시구자로 등장해 양팀의 선전을 기원했다. 화면을 통해 소개된 것처럼 오나라는 시구 준비를 위해 김성근 감독까지 찾아 뵐 정도로 2달에 걸쳐 연습을 해 주변의 놀라움을 샀다. 

스스로 무너진 충암고 투수진
 
 지난 17일 방영된 JTBC '최강야구'의 한 장면.
ⓒ JTBC
 
1년 만의 재대결은 의외로 싱겁게 판가름이 났다. 2회 말 선두타자 정성훈의 볼넷을 시작으로 서동욱과 박재욱의 연속 안타로 선취점을 얻은 몬스터즈는 3회 대거 3득점에 성공했다. 상대 선발 투수 변건우와 구원투수 박건우의 제구력 난조를 틈타 4볼넷 2안타로 빅이닝을 만들었다. 그런데 4회 초 몬스터즈에겐 의외의 변수가 발생했다. 

3.1이닝 2피안타 무실점 호투를 펼쳤던 선발투수 이대은의 손가락 물집이 벗겨지면서 더 이상 투구를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급히 신재영이 올리왔지만 충분히 몸 풀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자칫 반격의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신재영은 외야 플라이, 삼진으로 충암고 타자들을 돌려세우며 경기 초반의 어려움을 극복했다.  

마운드가 안정되자 또 다시 기회가 몬스터즈에게 찾아왔다. 7회 말 1사 이후 무려 5타자 연속 볼넷으로 밀어내기 2득점에 성공한 데 이어 2사 2-3루 상황에선 주장 박용택이 경기의 쐐기를 박는 2타점 우전 안타를 만들었다. 사실상 두 팀의 승부는 여기서 판가름이 났다. 충암고는 무려 11개의 볼넷을 내주는 등 마운드가 흔들리며 패배하고 말았다.  

"다시 잘 하고 싶습니다" 신인왕 신재영의 부활

이번 충암고와의 첫 경기 승리의 주역은 MVP로 선정된 투수 신재영이었다. 지난 2016년 키움 히어로즈 소속으로 15승을 거두면서 그해 KBO 신인왕을 수상한 신재영은 한때 프로 무대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보여준 선수였다. 하지만 구위 하락, 제구력 난조, 단순한 구종 등 약점이 노출되면서 이후 변변한 성적을 올리지 못하고 방출됐다. 그 후 독립구단 입단, SSG 입단, 또 방출 등 순탄치 않은 선수생활을 이어갔다.  

2022시즌을 끝으로 프로 무대와 작별을 고한 그는 올해 트라이아웃을 거쳐 몬스터즈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폭투, 볼넷 등 흔들리는 제구력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점차 안정세를 되찾으면서 선발 이대은 - 불펜 신재영이라는 몬스터즈 투수 운영 공식을 착실하게 만들었다.   

경기 MVP로 선정된 그는 "더 좋은 모습 보여서 승리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에 제작진은 "다시 잘 하고 싶다"라는 자막과 더불어 지난 몇달 동안 신재영의 연습과정이 담긴 영상을 보여주며 노고를 격려했다. 현역 시절 못잖은 땀을 흘린 덕분에 몬스터즈로선 또 한 명의 든든한 투수를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한편 충격의 완패를 당한 충암고는 다음주(24일) 재도전에 나선다. 몬스터즈에서는오랜 기간 재활을 거친 좌완 유희관과 장원삼, '비선출 투수' 선정권이 드디어 올시즌 처음 마운드에 오르게 된다. 그동안 "나오는 투수만 나오냐?"는 일부 시청자의 비판이 있었는데 이러한 불만은 이번 기회에 어느 정도 해소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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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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