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인터뷰] "야구가 다시 즐거워졌다"…은퇴 번복? ‘천유’의 야구는 계속될 수 있을까
차승윤 2023. 7. 18. 11:55
2023시즌 정규시즌을 시작할 때만 해도 김재호(38·두산 베어스)의 활약을 점치는 이는 많지 않았다. 물론 이름값은 으뜸이었다. '두산 왕조' 멤버였던 그를 팬들은 '천유(천재 유격수)'라고 불렀다.
천재도 세월을 피할 순 없었다. 2004년 두산에 입단한 김재호는 무려 20년 차 선수였다. 게다가 지난 2년간 부진과 부상으로 타율이 2할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친구 오재원이 지난해 은퇴할 때 "나도 곧 간다"며 은퇴를 암시하기도 했다. 마침 김재호와 두산의 계약도 2023년이 마지막이었다.
은퇴를 생각하고 맞이한 시즌. 김재호도, 두산도 대체자가 필요했다. 안재석, 이유찬 등 젊은 내야수들이 시즌 초 출전 기회를 받았으나,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끝이 보일 줄 알았던 김재호의 성적이 예사롭지 않다. 올 시즌 성적이 타율 0.301 출루율 0.402. 타석 수가 적긴 하지만 6월 이후 타율이 0.333(60타수 20안타)로 상승세다. 시즌 초 흔들렸던 그의 유격수 수비도 안정감을 찾았고, 두산 내야진은 무실책 행진으로 연승을 지키는 중이다.
본지와 만난 김재호는 "시즌 초 젊은 후배들과 경쟁했고, 주전 자리를 보장받을 상황이 아니었다. 생각보다 더 경기에 나가기 어려웠다. 난 꾸준히 출전해야 컨디션이 좋아지는 스타일인데, 적은 기회에서 결과를 내야 하니 자신감도 많이 떨어졌다"며 "2군에서 경기를 많이 뛰면서 타격을 재정립하고 자신감을 찾았다. 이후 1군 성적도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고 했다.
김재호는 지난 2017년 수비 중 충돌로 왼 어깨 부상을 입은 뒤 후유증에 시달려 왔다. 그는 "부상이 자주 악화해 아프지 않게 운동하는 방법을 2년 동안 고민했다. 어깨 인대와 연골이 다 찢어지고, 끊어져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재활 치료를 해도 통증이 있었다"며 "아프지 않는 방법에만 집중하다 보니 타격 타이밍과 메커니즘이 바뀌었다. 그게 부진으로 이어졌다"고 돌아봤다.
그런데 막다른 골목에서 출구가 보였다. 김재호는 "'어차피 올해 못하면 은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해보지 않았던 웨이트 트레이닝 증량을 했다. 근육으로 (부상 부위를) 채워보자는 생각이었는데, (어깨가)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건강을 되찾은 김재호는 후회 없이 뛰고 있다. 겨우 정상 궤도로 돌아온 시즌에 마침표를 찍기 아쉽지 않을까. 김재호는 "내가 더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건 아니고, 구단이 (계약을) 제안해 줘야 한다"면서 "지금은 눈앞의 경기에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재호는 "지난해까지는 내가 너무 못했다. 자신감이 떨어지고, 나 자신이 작아졌다. 그래서 더 하면 후배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클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지난 2년 동안 부상 속에서 답을 찾아다녔다. 올해 조금씩 결과를 내니 야구가 다시 즐거워지기 시작했다. 지금은 그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하다. '내가 야구를 정말 좋아했구나'라는 걸 다시 느꼈다"고 전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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