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융노조 "은행 점포 폐쇄 시 협의"…또 다시 '철밥통 지키기'

고정삼 2023. 7. 18.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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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올해 단체교섭을 앞두고 은행의 영업점 폐쇄 결정 시 노사 간 협의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요구해 논란이 예상된다.

은행들이 비대면 중심으로 개편되는 시장 변화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서 노조의 월권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노조는 은행의 영업점 개점·폐지 등을 결정할 때 반드시 노사 간 협의해야 한다는 내용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은행 영업점 운영을 둘러싼 금융노조의 압력 행사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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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에 늘어서 있는 시중은행들의 자동화기기 모습. ⓒ뉴시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올해 단체교섭을 앞두고 은행의 영업점 폐쇄 결정 시 노사 간 협의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요구해 논란이 예상된다. 은행들이 비대면 중심으로 개편되는 시장 변화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서 노조의 월권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금융노조가 같은 요구를 내세우며 파업을 벌이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도, 또 다시 철밥통 지키기에 나서고 있다는 비판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은행회관에서는 금융산업별 단체협약과 중앙노사위원회의 안건을 검토하는 회의가 진행됐다. 금융노조는 은행의 영업점 개점·폐지 등을 결정할 때 반드시 노사 간 협의해야 한다는 내용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영업점 폐쇄에 따른 직원과 소비자의 피해를 평가하고, 대응 방안을 사측이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은 이 같은 금융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영업점과 관련한 결정을 일선 직원과 협의해야 한다는 것은 경영권을 제약할 뿐 아니라 극심한 비효율을 초래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디지털·비대면 중심으로 고객들의 소비 행태가 바뀌는 상황에서 이들의 요구를 수용할 경우 산업 변화에 도태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지적이다.

그렇지 않아도 금융당국에서 영업점 폐쇄 절차를 까다롭게 바꾼 탓에 은행들의 경영 부담이 한층 가중된 상황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은행들이 영업점 폐쇄 전 진행하는 사전영향평가를 강화했다. 영업점 폐쇄 결정 시 내방 고객을 대상으로 사전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반영토록 했다. 또한 영업점 폐쇄와 관련해 분기마다 경영공시를 통해 사유와 대체 수단 등을 밝히도록 했다.

은행 영업점 운영을 둘러싼 금융노조의 압력 행사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앞서 금융노조는 지난해 9월 임금 인상과 영업점 폐쇄 중단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벌인 바 있다. 그러면서 사용자인 은행들의 영업점 축소 방침으로 직원들의 업무강도가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금융노조는 금융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강조했지만, 은행원들의 억대 연봉 논란과 맞물리면서 제 밥 그릇 챙기기에 불과하다는 빈축을 피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당사자인 은행원들의 파업 참여율도 저조했다. 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총파업에 참여한 은행원은 약 9807명으로 전체 직원 대비 참가율 9.4%에 불과했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파업 참여율은 0.8%에 그쳤다.

은행들은 영업점 관련한 사항은 경영권에 해당해 협의가 불가하다는 분명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점포 이전 및 폐쇄에 따른 직원들의 불편은 개별 사업장에서 충분히 논의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무엇보다 최근 금융당국에서 영업점 내실화 방안을 시행한 만큼 당분간 경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노조의 주장에 일반 여론도 부정적일 수밖에 없는 배경에는 은행원들의 남다른 처우가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4대 은행 직원의 평균 연봉과 근속연수는 각각 1억1200만원, 16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우리나라 직장인 평균 연봉은 4024만원이다. 전년 대비 증가율을 단순 대입해 계산하면 지난해 평균 연봉은 4225만원으로, 4대 은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은행별 평균 연봉과 근속연수는 ▲국민은행(1억1600만원·15년 9개월) ▲신한은행(1억1300만원·15년 11개월) ▲하나은행(1억1700만원·15년 9개월) ▲우리은행(1억500만원·16년 7개월)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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