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법 위반 판결, 인과관계 인정 및 죄수 판단에 논리적 문제 있어"

송지용 변호사, 중대법 적용 위해 무리하게 인과관계 인정
내년 50인 미만 사업장 적용…중기 중심 산업계 부정 영향 전망

중대재해법 판결 관련 인과관계 인정 기준 검토ⓒ한국경제연구원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대법) 위반죄 판결에 관해 인과관계 인정 및 죄수 판단에 논리적인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송지용 변호사(법무법인 시안)는 '중대재해처벌법위반 1, 2호 판결상 인과관계 및 죄수 판단의 문제점'을 통해 중대재해처벌법상 안전보건 확보의무와 산업안전보건법(이하 ‘산안법’)상 안전보건 조치의무 사이에 인과관계 인정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법원이 중대재해처벌법을 목적적으로 해석해 무리하게 이를 인정했고, 죄수판단 역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18일 주장했다.

법원이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안전보건 확보 의무’ 위반과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안전조치 의무’ 이행을 요건의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과관계를 포괄적으로 인정했다는 지적이다.

법원, 산안법상 의무 위반과 중대재해발생 간 인과관계 무리하게 적용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은 하청업체의 산업 재해 예방 능력을 원청이 점검하지 않은 점, 중량물취급 작업계획서가 작성되지 않은 점 등을 통해 도급사업주의 안전보건 확보의무 위반과 근로자의 사망의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하는 1심 판결(2022고합95판결)을 내렸다.

송 변호사는 “중대법상 안전보건 확보의무의 위반과 산안법상 안전보건 조치의무 위반 사이에 인과관계를 법원이 무리하게 해석해 인정했다”고 말했다. ‘사업장 위험 요인 개선 의무’(중대법상 의무)와 ‘중량물 취급 작업계획서 작성’(산안법상 의무)간의 인과관계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상상적 경합은 하나의 행위에 두 가지 이상의 죄를 적용해 가장 중한 죄로 처벌하는 것을 말한다.(형법 제40조) 실체적 경합은 각각의 행위에 개별적으로 죄를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법원은 중대재해처벌법위반죄,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 및 업무상과실치사죄를 모두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다고 판단했다고 송 변호사는 지적했다.

중대재해처벌법위반죄와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 죄수판단 기준 관련 차이점ⓒ한국경제연구원

실체적 경합에 해당됨에도 상상적 경합으로 판단하는 논리적 결함

송 변호사는 마산지원의 상상적 경합 판단에 대해서도 “중대재해처벌법위반과 산업안전보건법위반 및 업무상과실치사상죄 사이 죄수판단에 있어 각각의 법의 목적이 다르고 행위의 단일성이 없어 실체적 경합에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마산지원은 “위 두 죄의 구성요건을 이루는 주의의무는 내용 면에서 차이가 있다”라고 판결문 이유에 기재했는데 송 변호사는 “법원이 사실상 행위의 동일성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밝힌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입법 목적과 의무이행의 주체, 내용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행위의 단일성을 인정할 여지는 없어 실체적 경합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중대법과 산안법의 위반 여부를 개별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송 변호사는 “내년 50인 미만 사업장에도 중대법이 적용되기로 돼있어 법리적 논란이 많은 중대법을 중소 사업장에 적용할 경우 산업계의 큰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 며 “법률에 대한 해석권을 가지고 있는 법원이 중대법의 위헌 제청 신청에 대한 판단을 미루고 있는 상황에서 등 일반 시민과 여러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해 보다 신중한 논리 전개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