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병에 인플레 직격탄…유럽 경제, 美 반토막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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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이 가난해지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구 고령화, 여가 중시 문화로 생산성이 저하되면서 지난 15년간 유로존 경제 규모가 미국의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며 이같이 17일(현지시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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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이 가난해지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구 고령화, 여가 중시 문화로 생산성이 저하되면서 지난 15년간 유로존 경제 규모가 미국의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며 이같이 17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임금은 오르지 않는데, 인플레이션까지 덮치며 유로존 경제의 쇠퇴가 가속화 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WSJ에 따르면 유로존 국내총생산(GDP)은 현재 15조700억 달러로 미국(26조8600억 달러)의 절반 규모다(국제통화기금 추산). 2008년만 해도 유로존과 미국 GDP는 각각 14조2200억 달러, 14조7700억 달러로 엇비슷했다. 하지만 미국 경제 규모가 지난 15년간 82% 성장할 때 유럽은 6% 증가에 그치며 두 지역간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유럽은 소비 지출 규모에서도 미국에 크게 뒤쳐졌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의 소비지출 규모는 2008년 12조2400억 달러에서 지난해 12조2600억 달러로 정체됐다. 반면 미국은 같은 기간 12조4000억 달러에서 19조2600억 달러로 55.3%나 급증했다.
생산성이 저하되면서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실질 임금도 하락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추산 결과 독일의 실질임금은 2019년 이후 3% 내렸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각각 3.5%, 그리스는 6% 떨어졌다. 같은 기간 6% 넘게 오른 미국과는 대조적이다.
WSJ는 "유럽 인구 고령화, 소득보다 자유시간과 직업 안정을 더 선호하는 문화로 경제와 생산성 성장세가 부진했다"며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불안, 인플레이션까지 겹치며 수십년간 악화돼 온 유럽의 상황이 더욱 나빠졌다"고 분석했다. 고질적인 유럽병에 에너지 비용 등 인플레이션 급등, 중국 등 글로벌 경기 둔화까지 겹치면서 유럽 경제가 곤경에 빠졌다는 설명이다.
유럽 경제 쇠락으로 유럽인들의 삶의 질은 크게 악화됐다. 독일의 인당 고기 소비량은 2022년 기준 연간 52㎏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줄었다. 1989년 이후 33년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소매점과 식당에서 팔지 못한 음식 재고를 판매하는 덴마크 회사인 ‘투굿투고’의 유럽 내 이용자 수는 7600만 명으로 2020년 말의 3배로 늘었다.
벨기에 브뤼셀에 본부를 둔 유럽 싱크탱크인 유럽국제정치경제센터는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2035년 미국과 유럽의 1인당 생산 격차는 오늘날 일본과 에콰도르 수준으로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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