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협의그룹 출범…北, 비핵화 거부 속 '불안감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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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18일 출범한 한미 핵협의그룹(NCG)을 비롯한 한미 확장억제 강화에 반발하며 한층 거세진 무력공세를 예고했다.
북한이 비난 수위를 높이며 대화를 거부하는 모양새지만, 오히려 미 전략자산 전개 등에 불안감을 드러내며 협상에 미련을 남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여정이 CVID를 원천적으로 부정하면서 '주한미군 철수'로도 비핵화를 내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거듭 피력한 것은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한 대화를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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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거부 속 '확장억제 강화'에 불안감
정부 "北, 선택 여지 없다…대화로 나오라"
북한은 18일 출범한 한미 핵협의그룹(NCG)을 비롯한 한미 확장억제 강화에 반발하며 한층 거세진 무력공세를 예고했다. 북한이 비난 수위를 높이며 대화를 거부하는 모양새지만, 오히려 미 전략자산 전개 등에 불안감을 드러내며 협상에 미련을 남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전날 밤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이 확장억제 체제를 더욱 강화할수록 우리를 회담탁(회담테이블)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들 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16일 "북한에 전제조건 없이 핵 해법을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대화를 제안한 것에 대한 답변인 셈이다.
김여정은 "최근 미국 측은 우리가 대화에 응하지 않는다는 여론을 환기시키고 있다"며 "가상적으로 조미(북미) 대화가 열린다고 해도 미 행정부가 협상탁 우에 올려놓을 보따리라는 것이 《CVID》 따위에 불과할 것은 뻔한 일"이라고 했다. CVID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라는 뜻으로 미국이 일관되게 견지해온 북핵 원칙이다.
김여정이 CVID를 원천적으로 부정하면서 '주한미군 철수'로도 비핵화를 내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거듭 피력한 것은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한 대화를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표면상 핵 보유를 인정받기 전까지는 대화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읽히지만, 오히려 확장억제 강화에 따른 불안감을 노출하며 대화에 미련을 드러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김여정은 "오늘 우리 앞의 현실은 때 없이 날아드는 핵전략폭격기, 40여년 만에 처음 조선반도 수역에 진입하는 미 전략핵잠수함"이라며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특히 이날 서울에서 출범하는 NCG를 겨냥해선 "우리에 대한 핵무기 사용을 공공연히 모의한다"고도 했다.
'김정은의 뜻'을 위임받은 김여정의 담화가 잦아진 점도 NCG 출범 등 확장억제 강화를 바라보는 북한의 불안감을 드러내는 요소로 평가된다. 김여정은 지난 10일 '미 전략정찰기가 북한의 경제수역(EEZ)을 침범했다'는 다소 억지스러운 주장을 발표한 뒤 11일, 14일, 전날까지 일주일 새 네 차례나 담화를 남발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대화를 거부하는 것은 북한이 아니고, 미국이 대화 셈법을 바꿔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전반적으로 미국의 위협에도 주권을 지키기 위해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지만, 미 전략자산 전개와 확장억제 강화 등에 따른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심리가 엿보인다"고 평가했다.
외교부는 이날 김여정 담화에 대한 입장을 내고 "지난 30년간 수차례 비핵화 합의로 다양한 상응 조치를 제공했는데도 뒤에서 기만적으로 핵·미사일 능력을 증강시키고 합의를 파기해온 북한의 행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자기모순이 드러난 북한은 '완전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대화 거부의 명분으로 내세웠으나, 이는 국제법상 의무로서 북한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핵 개발을 즉각 중단하고 대화의 장으로 복귀하라"고 촉구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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