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단속 피해 도주한 차량에 두 자녀 아빠 치어 숨져

음주운전 단속을 피해 도주하는 차량이 인도를 덮쳐 두 자녀를 둔 아버지가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인천 논현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및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40대 A씨를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A씨는 지난 7일 오후 9시15분쯤 인천시 남동구 소래포구사거리 인근 도로에서 술에 취한 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몰던 중 인도로 돌진해 40대 B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당시 음주단속을 하던 경찰을 피해 300ｍ가량 도주하다가 인도 앞 횡단보도의 보행신호를 기다리던 B씨를 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앞서 경기 시흥시의 한 식당에서 직장 동료들과 회식을 한 뒤 차량을 몰았다.

검거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치인 0.08% 이상으로 나왔다. 그는 과거에도 음주운전 전력이 1차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숨진 B씨는 어린 두 자녀 등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집이 있는 충남 당진에서 인천으로 올라와 숙식을 해결하며 화물차 운전일을 했다. 사고 당일에는 일을 마친 뒤 숙소로 귀가하던 중 인도로 돌진하는 A씨 차량을 미처 피하지 못했다.

B씨는 가슴 등을 크게 다쳐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A씨도 머리와 가슴 통증을 호소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후 경찰은 치료를 마친 A씨를 불러 사건 경위 등을 조사한 뒤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가 자신의 혐의를 인정했다”며 “조만간 그를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인천=김민 기자 ki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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