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띠에 10% 폭락..고공행진하던 명품제국들 주가 급락

조유진 2023. 7. 18.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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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명품 제국인 리치몬트 그룹과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주가가 하루 만에 급반락했다.

세계 최대 명품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의 실적 부진과 수요 악화 전망이 잇따르고 있어 주가가 호황기를 끝내고 추세적 하락세로 접어들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이날 명품주들의 주가 급락을 주도한 것은 리치몬트의 2분기 매출 부진 소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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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치몬트 주가 10% 급반락

세계적인 명품 제국인 리치몬트 그룹과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주가가 하루 만에 급반락했다. 세계 최대 명품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의 실적 부진과 수요 악화 전망이 잇따르고 있어 주가가 호황기를 끝내고 추세적 하락세로 접어들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까르띠에·반클리프 아펠 등 명품 브랜드를 보유한 리치몬트 주가는 17일(현지시간) 스위스 증시에서 10.43% 급락한 137.90스위스프랑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10%대 급락세는 마감 가격 기준 14개월 만에 최대 낙폭이다.

같은 날 파리 증시에 상장된 유럽 시가총액 1위 기업인 LVMH(-3.73%)와 에르메스 인터내셔널(-4.21%)의 주가도 3~4%대 하락하며 동반 약세를 보였다. 지난 6일부터 6거래일 연속 치솟던 이들 주가는 리치몬트 주가 급락 소식에 직격탄을 맞고 급반락했다. 지난 4월 유럽 기업 최초로 시가총액 5000억달러를 돌파했던 LVMH는 최근 약세로 시총이 700억달러 가까이 증발했다.

이날 명품주들의 주가 급락을 주도한 것은 리치몬트의 2분기 매출 부진 소식이었다. 리치몬트는 이날 2분기(회사 기준 1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미국 등 북미 지역 매출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미국 시장은 매출액 기준 리치몬트의 단일 최대 시장으로, 이날 실적은 투자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바클레이즈의 유럽 주식 전략 책임자인 에마뉘엘 카우는 "투자자들이 미국 소비자의 힘을 과신했다는 것이 이날 주가 급락으로 입증됐다"고 말했다. 그는 "팬데믹 기간 쌓아둔 초과 저축이 바닥을 보이고 있고, 가처분 소득 실질 증가율이 둔화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미주 지역 수요 전망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며 추가 하락을 점쳤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함께 명품 최대 소비 시장인 중국에서도 경기 회복 지연의 신호가 쏟아지며 실적 전망에 비관론을 더했다.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2분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시장 예상치(7%)를 밑도는 6.3%에 그쳤다. 내수 경기를 가늠하는 소매 판매도 시장 기대를 밑돌았고, 청년 실업률은 역대 최고 기록을 또다시 갈아치우는 등 경제 전반에서 부진한 경제 지표가 잇따랐다.

외신들은 유럽 증시 랠리의 중심에 있던 명품주들의 이날 급락이 추세적 하락 전환의 신호탄이 될 지에 주목했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리오프닝(경제 재개)이 미국 시장의 약세를 만회할 카드로 기대를 모았지만, 이 동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리치몬트는 실적 전망에 대한 기대를 낮추면서도 연간 매출 가이던스는 유지했다. 버크 하트 그룬드 리치몬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회사의 매출 전망치는 유지하지만, 미국 판매가 아직 하락기에서 벗어났다고 보긴 힘들다"고 말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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