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 뉴스정복] "어이가 없다"는 윤석열, "모두 내 책임인 것 같았다"던 노무현
[슬로우뉴스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경북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를 찾아 산사태 피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
ⓒ 대통령실 제공 |
막을 수 있었다
• 청주 지하차도 사고는 오전 8시40분. 이에 앞서 7시2분과 7시58분에 두 차례 112 신고가 있었다. 경찰이 한 차례 출동했는데 다른 지하차도였다.
• 3년 전 부산 초량 지하차도에서도 지하차도에 물이 들어차 3명이 죽는 사고가 있었다. 출입 통제 시스템이 있었지만 작동하지 않았다.
• 145개 지하차도에 차단기를 설치했지만 오송 지하차도는 예외였다. "침수 이력이 없고 차로가 협소한 편이 아니라 안전하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 지하차도가 전국에 230km나 된다.
산사태도 결국 인재였다
• 예산과 문경 등 산사태 피해를 입은 곳은 산사태 취약 지역으로 분류된 곳이 아니었다. 애초에 비탈면에 건축 허가를 내주지 않는 등 시스템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 홍석환(부산대 교수)은 "산사태가 일어난 곳 윗쪽을 보면 어김 없이 계곡 급경사 지역에 벌목을 한 곳이 있다"고 말했다. 이수곤(서울시립대 교수)은 "사람이 건드려 환경이 변한 곳을 집중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홍수 때마다 4대강 공방, "찬반 모두 성립 안 된다"
• 김원(건설기술연구원 연구위원)은 "4대강 보는 일정 수위가 되면 자동으로 열리게 돼 있고 홍수는 기준 수위보다 높은 단계"라고 설명했다. 4대강으로 홍수를 막는다거나 홍수 피해가 커졌다거나 둘 다 성립되지 않는 주장이라는 이야기다.
• 청주 지하차도는 4대강 사업과 관계가 없다. 다만 보 설치로 홍수위가 1미터 가까이 상승한 것은 사실이다.
지하차도 버스 기사의 사연
• 한국 사회의 한 단면을 드러낸다. 9년 동안 휴가 한 번 가지 못했다.
• "유리창을 깨줄 테니 탈출하라"고 외치는 소리가 통화 너머로 들렸는데 그게 마지막이었다. 둘째 아들 결혼을 앞두고 35년 만에 가족 여행을 가기로 했다고 한다. 어르신을 모시고 관광하러 가는 봉사활동과 스쿨존 교통 정리 등으로 표창장도 여럿 받았다고 한다.
• 이 지하차도는 평소 노선이 아닌데 정규 노선이 침수돼 우회한 길이었다. 청주시에서 안내한 길이었다.
물가도 요동친다
• 축구장 3만8000개 크기의 농지가 피해를 입었고 닭과 오리, 돼지 등 58만 마리가 폐사했다.
• 이미 시금치와 적상추 등이 두 배 이상 올랐고 토마토와 무도 30% 가까이 뛰어 올랐다.
• 국제 곡물 가격도 심상치 않다. 설탕 선물 가격은 12년 만에 최고 기록을 깼다. 카카오 원두 가격도 50%나 뛰었다. 태국산 쌀 수출 가격도 24% 올랐다. 인도에서는 면화 재배가 크게 줄었다. 벌써부터 기저귀와 생리대 가격이 뛰고 있다.
"언급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 김건희(대통령 부인) 명품 쇼핑 논란에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가 한 말이다. "팩트를 이야기해도 정쟁 소재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했다.
• 제2부속실을 만들라는 이야기도 계속 나온다. 대통령 부인의 일정을 공식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중국 경제 6.3% 성장했는데도 "충격"
• 2분기 성장률이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는 이야기다. 리오프닝(코로나 봉쇄 완화) 효과를 기대했지만 수출과 소비가 모두 줄었다.
• 기저 효과 때문이다. 지난해 2분기 성장률이 0.4%였는데 올해는 그보다 크게 올라야 한다는 기대가 컸다.
•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이 성장 모멘텀을 잃었다"고 평가했다. 16~24세 실업률은 21.3%나 된다.
• 단순히 중국의 문제가 아니다. 임금이 지난 10년 동안 두 배 이상 뛰었고 세계의 공장으로서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올해 성장률 목표 5%가 어렵다는 전망이 많다. 세계 경제의 회복도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그냥 쉰다'는 청년 61만 명, 70%가 부모와 함께 산다
• 부모에 생계를 의존하는 청년들을 캥거루족이라고 부른다.
• 60세 이상 취업자는 늘었다. 644만 명이다. 여성이 45% 수준이지만 늘어나는 속도는 더 빠르다.
• 60~69세 취업자는 192만 명, 육아나 집안일을 한다는 여성은 171만 명이다.
[더 깊게 읽기]
집값 올랐는데 재산세는 줄었다, 이래도 되나
• 세율을 낮췄고 공시가격 현실화율도 낮췄기 때문이다.
• 공시가격 전국 평균에 해당하는 세금이 24만 원인데 2009년 23만 원 이후 가장 낮다. 2017년 입주한 A씨의 재산세(공시가격 4억2천만 원)는 62만 원으로 2017년 59만 원 이후 가장 적게 나왔다.
• 시세 대비 재산세 비율이 2020년까지 0.1%를 넘다가 올해는 0.068%까지 떨어졌다.
• 중앙일보가 이렇게 평가했다. "집을 가진 데 따른 세금 걱정에서 사실상 해방된 해로 볼 수 있다. 앞으로 집값 급등에 따른 세금 폭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이 신문은 내친 김에 재산세는 내렸는데 취득세는 여전히 부담이 크다고 주장하고 있는 중이다.
학폭 피해 고교생 32% "날마다 당했다"
• 한국교육개발원 표본 조사 결과다. 15만4514명을 조사했는데 2113명이 학교폭력 피해를 봤다고 답변했다. 피해자 가운데 거의 매일 당한다는 답변이 고등학교는 32%, 중학교는 24%, 초등학교는 20%였다.
• 가해 경험이 있다고 답변한 학생은 2258명이었다. 62%가 "장난이거나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고 답변했다.
[해법과 대안]
빗물 탱크가 상습 침수 대안 된다
• 지하 공간은 용적률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깊고 넓게 파는 추세다. 이번에 침수 피해가 발생한 아파트들은 정작 배수 시설을 정교하게 설계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자이아가라(자이)나 흐르지오(푸르지오) 같은 말이 나올 정도로 수십억 짜리 신축 아파트에서 어이 없는 침수 사고가 많았다.
• 안형준(건국대 교수)은 "목동 아파트 일대는 빗물 탱크를 조성해 비 피해가 이제 거의 없다"면서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고려해 볼만 하다"고 말했다.
학생 줄었는데 급식 잔반은 늘었다
• 편식과 결식이 늘었기 때문이다. 5학년만 지나도 여학생 상당수가 체중 조절을 이유로 급식을 남기거나 아예 안 먹는다고 한다. 한식 백반이 나올 때는 학생들 10%가 급식을 안 먹는데 그렇다고 계속해서 자극적인 식단을 만들 수도 없는 상황이다.
• 서울만 놓고 보면 초중고 1인당 잔반이 2019년 34kg에서 지난해 38kg으로 늘었다. 급식 인원은 100만 명에서 90만 명으로 줄었는데 음식 쓰레기는 3만4000톤 수준으로 비슷하다.
• 먹지 않는 음식을 푸드뱅크나 무료급식소에 기부하도록 하자는 제안도 있었지만 식중독 사고 등을 우려해 꺼린다고 한다.
교통사고 사망자 45%가 노인
• 5년 동안 교통 사고가 106만 건, 이 가운데 노인이 관련된 사고가 19만 건이다. 사망 사고는 1만5862명 가운데 7100명이었다. 사고 건수는 적지만 사망 건수는 상대적으로 비율이 높다.
• 한겨레가 두 가지 해법을 제안했다. 첫째, 노인보호구역을 더 늘려야 한다. 둘째, 고령 운전자 면허를 반납하게 하는 건 해법이 될 수 없다. 농촌에서는 운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조건부 운전 면허를 도입해 야간과 고속도로 운전을 금지하는 등 시간과 장소를 제한하고 사고 방지 장치를 갖춘 차량만 운전하도록 하는 방안도 있다.
"연봉 안 깎을 테니 계속 일해 주세요"
• 일본 이야기다. 인력난이 심해서 60세 이상 시니어 인재를 붙잡고 있다. 정년을 65세나 70세로 늦추는 기업도 늘고 있다.
• 2040년이면 1100만 명의 인력이 부족할 거라는 추산도 있다.
[오늘의 TMI]
일본 간 한국인이 한국 온 일본인 4배
• 258만 명이 갔고 67만 명이 왔다. 맥도날드나 스타벅스, 심지어 아이폰 가격도 일본이 더 싸다.
• 제주도 가느니 일본 간다는 말이 나온 지 오래다. 실제로 제주도를 찾는 내국인은 올해 상반기에만 39만 명 줄었다.
• 일본은 외국인 관광객이 코로나 이전의 68%까지 올랐는데 한국은 절반 수준이다.
성남시 맞선 이벤트, 39쌍 솔로 탈출
• 예산 2억4500만 원을 썼다. 사랑의 작대기 같은 간지러운 이벤트에 1200명이 신청했고 200명을 선정해 진행했는데 커플 성공 확률이 꽤 높은 편이다.
• 주민등록초본과 재직증명서 등을 제출받았다. 참가자 만족도는 80%였다고 하지만 시대착오적 발상이고 세금 들여 할 일이냐는 비판도 많다.
신발계 애플이라던 올버즈의 몰락
• 주가가 96% 폭락했다. 버락 오바마(전 미국 대통령)와 래리 페이지(구글 창업자) 등이 즐겨 신던 신발이었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주주로 참여하기도 했다. 주간지 타임이 "세계에서 가장 편한 신발"이라고 했을 정도다.
• 문제는 품질이었다. 친환경을 강조했지만 내구성이 떨어졌고 몇 달 만에 구멍이 나거나 사탕수수 원료의 밑창이 부서지는 경우도 있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환경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제품 구매로 이어질 거라는 가정이 실수였다"고 평가했다.
테슬라 한국 재고 팔이에 술렁
• 모델 Y를 7800만 원에서 5699만 원으로 낮췄다. 한국의 전기차 보조금 기준이 5700만 원이라 여기에 맞춘 것이다.
• 정부 보조금을 받으면 4000만 원 후반에 살 수 있는데 현대차 아이오닉과 비슷한 가격이 된다.
• 신차 발매를 앞두고 재고 팔이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중국에서 만든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넣어서 주행 거리가 짧지만 안전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밑줄 쳐가며 읽은 칼럼]
노무현은 윤석열과 달랐다
• 일단 말이 달랐다. "비가 오지 않아도 비가 너무 많이 내려도 모두 내 책임인 것 같았다"고 했다.
• 윤석열이 산사태로 피해를 입은 예천군에 가서 한 말은 "저도 어이가 없다"였다. "몇백 톤 바위가 산에서 굴러올 정도로 이런 것은 저도 지금까지 살면서 처음 봤다"고도 했다.
• 윤석열이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했을 때 기자들을 제외했지만 김건희는 동행했다. 박찬수(한겨레 대기자)는 "언론보다 부부 동반이 더 중요했던 셈인데 참모들 누구도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 "지금 당장 뛰어간다고 해도 상황을 바꿀 수 없다"고도 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대통령으로서의 책무를 다하지 못한 데 대한 최소한의 죄송함과 희생자들을 향한 아픔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이렇게 책임을 회피하려 하고 시민들에게 각자 도생을 권한다면 묻지 않을 수 없다. 국가는 왜 존재하는가."
"고위 공직자들은 우리들을 개·돼지로 본다"
• 햄릿의 독백 "insolence of office(관리들의 오만)"을 의역한 말이다.
• 홍기빈(정치경제학자)은 최근 '시럽 급여' 논란과 관련, "실업급여 하한액을 낮추거나 폐지하겠다면서 내뱉은 말은 분명히 저소득자들에 대한 '혐오'가 맞다"고 지적했다. "가진 것 없는 이들에 대한 혐오는 가장 보편적이고 가장 자주 자행되는 문명의 못된 버릇"이라는 이야기다.
• "하한선이 없어지면 저소득 실업자들의 소득은 20%포인트가 줄어들 것이다. 그게 어떤 크기의 타격인지는 그 소득 수준으로 계속 살아본 이들은 너무나 잘 알 것이다. 이런 생활의 대안은 그저 다니는 직장에서 죽은 듯이 숨죽이고 있든가, 아니면 어떤 일자리든 그냥 빨리 받아들이는 것뿐이다. 노동 시장의 위대한 자기조정 메커니즘이 작동할 것이며, 비로소 '완전고용'이 달성될 것이다."
"웃는 얼굴로 온다"는 건 그나마 좋은 소식
• 실업 급여를 타러 "웃는 얼굴로 온다" "어두운 표정으로 오는 분은 드물다"는 말도 화제가 됐다.
• 황세원(일인연구소 대표)는 "사실이라면 그들은 걱정할 필요가 없는 사람들"이라며 "잠시 쉬고 여행도 가고 소확행도 한 뒤에는 다시 힘을 낼 수 있는, '회복탄력성' 있는 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
• 문제는 어두운 표정으로 오는 분들이다. "장기간 근무하고 갑자기 실업을 당한 중년 남자"들은 "숙련 체제의 붕괴, 기술에 의한 노동력 대체, 글로벌 산업 경쟁력 저하 등이 중첩된 결과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부가 우려해야 할 것은 이들이 비관과 우울에 잠식 당하고 어떤 정책도 효과를 낼 수 없는 상태가 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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