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흑해곡물협정 종료 선언... 전 세계 '식량안보' 비상

윤현 2023. 7. 18. 08:3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위한 '흑해곡물협정'(Black Sea Grain Initiative)을 일방적으로 종료했다.

이로 인해 곡물 가격이 급등하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7월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우크라이나가 흑해에서 곡물을 안전하게 수출할 수 있도록 흑해곡물협정을 맺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흑해곡물협정이 러시아가 유엔·튀르키예와 맺은 협정, 또한 우크라이나가 유엔·튀르키예와 맺은 2가지 협정으로 구성된다며 러시아의 협정 탈퇴는 우크라이나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길 막으려는 의도... 유엔 사무총장 "매우 유감"

[윤현 기자]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종료 선언을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 AP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위한 '흑해곡물협정'(Black Sea Grain Initiative)을 일방적으로 종료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17일(현지시각) "흑해곡물협정은 오늘부터 효력이 없다"라고 선언했다. 

그는 "러시아가 앞서 밝힌 대로 협정의 종료일(17일)이 다가왔다"라며 "불행히도 러시아의 요구가 이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협정이 종료됐다"라고 밝혔다. 다만 "협정은 종료됐지만, 러시아의 요구가 일부 이행될 경우 즉시 협정에 복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외무부도 별도의 성명을 통해 협정 이행을 총괄하는 공동조정센터(JCC)를 해체한다고 선언하며 "러시아는 약속과 보장이 아니라 구체적인 결과를 받아야만 협정 복귀를 고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곡물 '인플레' 막았던 흑해곡물협정... 이대로 끝나나 

우크라이나는 밀, 옥수수, 보리 등 곡물과 해바라기씨와 유채씨 등을 수출하는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곡물 생산국이다. 그러나 러시아의 침공 이후 수출길이 막혔다. 

이로 인해 곡물 가격이 급등하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7월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우크라이나가 흑해에서 곡물을 안전하게 수출할 수 있도록 흑해곡물협정을 맺었다. 이 대가로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를 뚫고 식량과 비료를 수출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자국 식량과 비료 수출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협정을 종료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리는 두렵지 않다"라며 "러시아 없이도 흑해를 통해 수출할 수 있도록 모든 방법을 써야 한다"라고 반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흑해곡물협정이 러시아가 유엔·튀르키예와 맺은 협정, 또한 우크라이나가 유엔·튀르키예와 맺은 2가지 협정으로 구성된다며 러시아의 협정 탈퇴는 우크라이나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AP통신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곡물은 주로 개발 도상국으로 수출되면서 국제 식량 가격을 낮추는데 도움이 되었다"라고 평가했으며, 영국 BBC방송은 "지난해 세계식량계획(WFP)이 조달한 밀의 절반이 우크라이나에서 나왔다"라고 전했다. 

스위스 장크트 갈렌대학의 시몬 에베넷 교수는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길을 열어준 흑해곡물협정은 많은 나라들의 식량 안보에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중재 나섰던 유엔 사무총장 "매우 유감·실망"

흑해곡물협정을 연장을 위해 협상을 중재해왔던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종료 결정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퇴출당했던 러시아 농업은행의 자회사를 다시 SWIFT 결제 시스템에 연결시켜 이 은행의 국제 결제를 지원하겠다는 대안을 제시했으나, 협정 종료를 막지 못했다.

그는 "내 제안이 무시된 것이 매우 실망스럽다"라며 "협정 참가는 선택일 수 있지만, 개발도상국과 여러 모든 곳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라고 규탄했다. 

이어 "러시아의 결정은 도움이 필요한 모든 사람에게 타격을 줄 것"이라며 "지금도 전 세계에서 수억 명의 사람이 굶주리고 있는 데다가 소비자들은 세계적인 생활비 위기에 직면해 있다"라고 강조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도 기자들에게 "러시아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귀중한 협정에 먹칠을 했다"라며 "이는 또 다른 잔혹 행위"라고 비난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러시아가 인류를 인질로 잡고 있으며, 정치 게임을 하는 동안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다"라며 "모든 회원국이 나서 러시아에 (협정 종료) 결정을 뒤집으라고 촉구해야 한다"라고 빍혔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