곪을 대로 곪은 공공 SW 발주 논쟁 [기자수첩-산업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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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소프트웨어(SW) 사업을 둘러싼 정부와 민간기업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등장하기 시작한 IT기업 관계자들의 표현이다.
이러한 공공 SW 사업 부실화 이면에는 중소기업 참여를 늘리겠다며 소프트웨어진흥법에 10년 전 명시한 '분리발주'와 '대기업 참여 제한'도 문제로 거론된다.
역량 있는 대기업들이 공공 SW 사업에서 배제당하며 사업의 질이 떨어졌고, 또한 사업을 쪼개 여러 기업에 할당하다 보니 컨트롤타워가 없어 시스템이 더욱 엉망이 됐다는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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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말고 순 영업익 0원이면 선방한 겁니다"
공공 소프트웨어(SW) 사업을 둘러싼 정부와 민간기업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등장하기 시작한 IT기업 관계자들의 표현이다. 해외 프로젝트를 위한 포트폴리오 마련 차원에서 수주는 하지만, 때론 적자를 감내해 가면서까지 꾸역꾸역 이어가야 하는 공공 SW 사업 수주가 달갑기는커녕 무섭다는 표현이다.
이는 지난달 21일 개통한 교육부 4세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나이스) 오류 사태를 통해 본격적으로 떠오른 사태다. 중소기업 컨소시엄이 34개월간 2824억원을 들여 개발한 나이스가 학교 현장에 혼란을 가져오면서 "수천억짜리 시스템이 왜 이리 부실하냐"는 비판이 쏟아져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보건복지부의 1200억원짜리 차세대사회보장정보시스템 구축 사업도 논란이다. 지난해 9월 개통 직후 대규모 전산오류를 일으켜 4차 개통을 준비하던 와중에 주관 기업인 LG CNS가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배경은 비용 문제 때문으로 추측되고 있다. 여기에 CJ올리브네트웍스와 KCC정보통신도 군수통합정보체계시스템 구축 문제를 두고 국방부와 비용 문제 갈등을 빚고 있다.
정부와 공공기관의 막무가내식 발주 및 가격 후려치기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뒤따르는 배경이다. 공공기관이 처음 사업을 발주할 때 확정한 비용이 실제 시스템 구축 및 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추가 비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책정된다는 것이다. 과업은 늘어나는데 사업 기간과 인력은 기존 그대로다. 한정된 예산, 인력, 기간을 고집하다 보니 자연히 시스템은 불완전한 상태로 개통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공공 SW 사업 부실화 이면에는 중소기업 참여를 늘리겠다며 소프트웨어진흥법에 10년 전 명시한 '분리발주'와 '대기업 참여 제한'도 문제로 거론된다. 역량 있는 대기업들이 공공 SW 사업에서 배제당하며 사업의 질이 떨어졌고, 또한 사업을 쪼개 여러 기업에 할당하다 보니 컨트롤타워가 없어 시스템이 더욱 엉망이 됐다는 목소리다.
최근 정부는 소프트웨어진흥법을 개정해 대기업 참여 빗장을 열겠다는 방침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공공 SW 시장이 쪼그라들며 숱한 플랫폼 업계로 인재들이 빠져나간 점, 후려치기 및 현실적인 보상 방안을 담은 공공 SW 시장 가이드라인이 왜 필요한지를 두고 정부의 깊은 고심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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