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가도 안 바뀌어’ 발언…野 “컨트롤타워 맞나” 공세

권남영 2023. 7. 18.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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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수해 상황에 이뤄진 윤석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두고 야당은 '컨트롤타워 부재' 지적을 이어갔다.

특히 '당장 대통령이 서울로 뛰어간다고 해도 집중호우 상황을 크게 바꿀 수 없다'는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의 발언을 문제 삼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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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대통령 계신 모든 곳이 상황실이고 집무실” 반박
6박 8일간 리투아니아·폴란드·우크라이나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집중호우 대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국내 수해 상황에 이뤄진 윤석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두고 야당은 ‘컨트롤타워 부재’ 지적을 이어갔다. 특히 ‘당장 대통령이 서울로 뛰어간다고 해도 집중호우 상황을 크게 바꿀 수 없다’는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의 발언을 문제 삼고 나섰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실 관계자 발언과 관련해 “국정 컨트롤타워로서 대통령실이 상식적이지도 않고, 책임 있는 자세도 아니다”며 “앞으로 국회에서 발언의 경위를 확인하고 책임을 묻는 것을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가 17일 충남 부여군 부여읍 수박 재배 비닐하우스를 찾아 수해로 인한 피해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국민이 재해 한복판에 있을 때 대통령도, 여당 대표도, 장관도 보이지 않았다”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대통령은 대체 어디 있느냐는 국민의 절규에 대통령실은 ‘대통령이 한국 뛰어가도 상황을 못 바꾼다’고 선을 그었다. 대통령의 역할과 책임을 부정하려는 속내냐”고 지적했다.

서영교 민주당 최고위원 역시 해당 발언을 놓고 “이게 대통령 측에서 나올 이야기인가.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대한민국이 물난리로 고통을 겪을 때 대통령은 자리에 없었고 대통령 부인은 명품 숍을 거닐었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성소피아 성당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대통령실과 여당은 적극 반박했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YTN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행) 열차를 탔던 시각이 현지시간으로 지난 금요일 저녁 8시 정도로, 서울로 치면 토요일(15일) 새벽 2시 반~3시 정도였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지금처럼 대규모 피해는 없었다. 오송 지하차도도 (참사) 초기이거나 보고받기 이전이 아니었나 싶다”고 말했다.

조 실장은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초대한 2차대전 기념관 일정도 부득이 취소하고 조금 빨리 떠났다”면서 윤 대통령이 집중호우 피해 상황을 고려해 귀국을 서둘렀다고 전했다. 그는 연합뉴스TV에서도 “우크라이나에 열차를 타고 들어가게 돼 중간에 돌릴 수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방문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폴란드 한 지방공항에서 바르샤바 쇼팽국제공항으로 향하는 공군 1호기에서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등과 호우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수해 인명피해가 발생한 청주 오송 궁평2지하차도 현장 방문 자리에서 “윤 대통령이 직접 (순방국) 현장에서 실시간 보고받고 화상회의도 하면서 중요한 지시를 했다”며 “좁쌀 같은 눈으로 계속 흠집 내기, 트집 잡기에만 골몰하는 민주당의 모습은 참으로 안타깝기 짝이 없다”고 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SNS에 쓴 글에서 “소모적 정쟁은 재난을 당한 우리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사회적 낭비일 뿐”이라며 “대통령이 계신 모든 곳이 상황실이고 집무실”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과거 김기춘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국회에서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7시간 의혹을 묻는 말에 한 답을 차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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