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 몰린 임대인, 자진말소 강경대응…“가능할 수도”

임정희 2023. 7. 18.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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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정책에 대한 임대인들의 저항이 심화되는 가운데 집단 자진말소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갈등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MD상품기획비즈니스학과 교수)는 "임대인들의 자진말소가 가능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결국 임대공급이 줄고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성을 상실하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며 "정부 정책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세심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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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환보증보험 가입요건 강화·악성 임대인 명단 공개 등
정부 정책에 임대인 저항 심화, 자진말소 카드 등장
“실제 자진말소 사례도 있어”…선한 임대인 위한 세심한 정책 필요
정부 정책에 대한 임대인들의 저항이 심화되는 가운데 집단 자진말소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갈등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임대인들은 자진말소를 통해 임대사업자의 지위와 의무에서 벗어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데일리안 DB

정부 정책에 대한 임대인들의 저항이 심화되는 가운데 집단 자진말소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갈등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임대인들은 자진말소를 통해 임대사업자의 지위와 의무에서 벗어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이럴 경우 시장에 건강한 민간 임대 주택이 줄어들게 된다.

1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임대보증금 반환보증보험 가입요건을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과 동일한 수준인 공시가격의 126%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임대인이 의무가입해야 하는 임대보증금 반환보증보험은 현재 공시가격의 150%가 가입요건이다.

올해 9월 29일부터는 보증금을 미반환한 악성 임대인의 정보가 공개된다. 지난 3월 주택도시기금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3년 이내 2건 이상, 2억원 이상의 구상채무가 발생한 임대인의 이름과 나이, 주소, 미반환 보증금액 등이 공개된다.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위임사항 등을 규정한 같은 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도 같은 날 시행된다. 개정안에는 임대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아 등록 말소된 임대사업자 명단을 공개하는 등 임대사업자 관리 강화 요건·절차가 구체화된 내용이 담겼다.

이렇듯 전세사고 이후 마련된 각종 대책이 임대인들을 향한 규제로 작용하자 이들은 집단 자진말소 카드를 꺼내들고 저항에 나섰다.

전국임대인연합회 관계자는 “회원 중에서는 실제로 자진 말소를 한 사례도 있다”며 “이미 여러 운영상 비용이나 여러 가지를 고려하면 2년 연속 적자인 임대인들이 많다. 자진말소가 될 지는 신청해봐야 알겠지만 집단 자진말소를 추진 중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역전세가 심각한 상황에서 대출한도가 완화되더라도 대출이 충분치 않아 보증금을 다 못 돌려주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럼 대위변제가 진행돼 악성 임대인이라는 낙인이 찍힐 것”이라며 “자진말소로 의무에서 벗어나겠다. 그러면 임대보증금 반환보증보험 가입도 의무가 아니고 매매도 가능하며 전세가격 5% 상한 규제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근거로 내세운 것은 민특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으로 2년 연속 적자가 발생하거나 2년 연속 부의 영업현금흐름이 없을 경우 자진말소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임대인들은 자진말소를 통해 각종 의무와 정부 규제를 피해가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MD상품기획비즈니스학과 교수)는 “임대인들의 자진말소가 가능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결국 임대공급이 줄고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성을 상실하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며 “정부 정책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세심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치적으로 정책을 쉽게 판단하고 결정하면 애꿎은 선한 임대인이나 선한 임차인이 현장에서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명예교수는 “그동안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 기준을 낮게 잡았던 것은 임차인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었는데 전세사기 등에 악용이 되면서 이를 바로 잡기 위해 그 기준을 높이는 것”이라며 “다만 융퉁성을 발휘해 지역이나 주택 유형, 전세가격 및 전세가율 수준, 신축 여부 등 여러 조건에 따라 보증비율을 미세 조정할 필요는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임대인들도 집단 자진말소보다는 정부와 소통을 통해 타협점을 찾아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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