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다카사키] 일본에서 한 뼘 더 성장한 변소정…“신한 농구에 적응했구나 싶죠”

김명석 2023. 7. 18.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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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변소정. 사진=WKBL
변소정(왼쪽)과 신한은행 선수들. 사진=W리그

“일본에 오기 전보다 훨씬 좋아졌죠.”

구나단 인천 신한은행 감독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2003년생 포워드 변소정(19)에 대한 질문에 답하면서다. 구나단 감독은 “이제 적응을 하기 시작하는 것 같다. 언니들이랑 할 때 ‘내가 이렇게 해야 되는구나, 이렇게 움직여야 하는구나’를 깨닫는 게 필요했는데 잘 얻어가는 것 같다. 뭘 해야 되는지, 아주 조금이라도 안 것 같다. 그런 모습이 보여서 너무 좋았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이 일본 군마현 다카사키시의 다카사키 아레나에서 열린 W리그 서머캠프에 초청팀 자격으로 참가한 가장 큰 이유와도 맞닿아 있다. 주전 선수들의 경쟁력만큼이나 중요했던 게 어린 선수들의 경험과 성장이었기 때문이다. 실제 구나단 감독은 이번 서머캠프 3연전 동안 어린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줬다. 중요한 상황에서도 베테랑들보다는 어린 선수들이 직접 풀어갈 수 있도록 했다.

변소정 역시 꾸준하게 출전 기회를 받았다. 히메지전부터 도쿄 하네다, 히타치전까지 20~30분씩 출전 시간을 보장받았다. 공교롭게도 경기를 치를수록 기록이 좋아졌다. 3점, 5점 그리고 최종전 히타치전에선 16점을 넣었다. 변소정이 활약한 히타치전에서 신한은행은 대회 유일한 승리를 거뒀다. 새 시즌 주축 선수들만큼 어린 선수들의 활약이 중요한 신한은행 입장에선 의미가 큰 성과였다. 구나단 감독이 “오기 전보다 훨씬 좋아졌다”며 변소정과 이다연 등 어린 선수들을 콕 집어 칭찬한 이유였다.

특히 변소정은 마지막 히타치전에서 11개의 2점슛을 시도해 8개를 성공시켰다. 과감한 골밑 돌파에 이은 슛으로 여러 차례 상대 수비를 무력화시켰다. 득점 이후 수비 리바운드까지 잡아내며 신한은행이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오는데 큰 힘을 보탰다. 3점, 5점 등 경기를 치를수록 늘어난 득점력만큼이나 앞선 이틀과 비교해 크게 다른 존재감이었다.

변소정 스스로도 달라지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그는 히타치전을 마친 뒤 “상대가 잘하는 팀이라고 들어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많았다. 예상보다 너무 수월하게 진행이 돼 기분이 좋다. 그동안 공격적으로 안 하는 부분, 그리고 머리를 쓰는 대신 몸으로만 농구를 해서 많이 혼났다. 오늘은 감독님이 공략법을 알려주셨고, 언니들도 경기할 때 많이 도와주셨다”고 돌아봤다.

이어 “감독님이 일본에 오기 전부터 말씀을 하셨던 게, 일본팀을 이기는 것보다 자신감을 많이 얻고 배워가는 게 더 중요하다고 하셨다. 수비가 뚫려도 되니까 바짝 붙으라고 하셨다. 그런데 뚫리더라도 1~2개만 막으면 ‘되네?’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될 때도, 안 될 때도 있지만 칭찬을 받으니 기분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 변소정. 사진=WKBL
신한은행 변소정. 사진=WKBL

비단 이번 일본에서의 성장세만이 아니다. 변소정은 프로 1년차, 2년차에 비해 확실하게 기록이 늘고 있다. 평균 득점을 비롯해 어시스트, 리바운드 등 모두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프로 세 번째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보여주고 있는 성장세는 그래서 더 반갑다. 어린 선수들의 성장을 바라는 신한은행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변소정은 “기록이 오르는 건 아직 미세한 변화라고 생각한다. 기록보다 운동할 때 더 많이 느낀다. 감독님이나 언니들이 말씀하시는 게 이해가 좀 된다. 말씀하시는 것과 원하시는 게 뭔지,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은 게 제일 크다. 그런 거 보면 이제 ‘신한 농구’에 적응을 좀 했구나 싶다”고 웃어 보였다.

특히 그는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고, 각 포지션엔 확실한 선배들이 자리 잡고 있다. 덕분에 선배들로부터 배우는 게 많다. 성장세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변소정은 “외곽 포지션할 때는 (김)아름 언니나 (강)계리 언니들이 잘 알려준다. 센터에서는 (김)태연 언니가 정말 많이 알려주고, 4번 자리에는 또 구슬 언니가 있다. 각자 자리에 잘하는 선수들이 많아 든든하다”고 말했다.

사실 신한은행의 미래로 주목받는 것에 대한 부담 적지 않다는 그다. 오래전부터 변소정은 신한은행의 미래를 이끌 선수로 꼽혔다. 부담을 털어내는 건 여전히 어린 나이라는 무기다. 여기에 농구인 가족의 든든한 지원도 큰 힘이 된다. 변소정은 변청운의 딸이자 하정(분당영영고) 양의 언니다.

그는 “기사를 볼 때도 신한의 미래, 신한의 유망주로 뜰 때마다 ‘내가 잘해야 하는데, 못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너무 많다”면서도 “그래도 그런 걸 생각하면 아무것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경은 언니가 ‘어린 선수들이 자신감 있게 했으면 좋겠다’고 인터뷰한 것처럼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저는 어리니까, 실수해도 아직 기회는 많지 않나. 다시 하면 된다. 자신감 있게 하려고 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아빠가 말씀해 주시는 건 선생님들이 했던 얘기들이랑 똑같아서 소름이 끼칠 때가 많다(웃음). ‘이거 고쳐라, 이렇게 하면 안 된다’고 말씀해 주신다. 제가 가족들한테 연락을 많이 안 하는 편인데, 이렇게 응원해 주시는 거 보면 고맙고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 한다. 가족들의 존재가 큰 힘이 된다”고 덧붙였다.

다카사키(일본)=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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