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株, 개인 매수세↑…증권가 “리스크 산재, 투자 신중해야”

이창희 2023. 7. 18.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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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 ‘인천 검단아파트 붕괴사고’…건설株 동반 ‘하락’
개인투자자, 이달 들어 매수 ‘돌입’…외인도 뒷받침
증권가 “건설업 우려 재차 부각”
부동산 침체에 원자재 가격 상승까지 ‘겹악재’ 전망도
사진은 6일 오후 인천 검단신도시의 AA13-2블록 아파트 건설 현장. 연합뉴스

GS건설의 인천 검단아파트 붕괴사고에 따른 전면 재시공 결정에 국내 건설주가 침체기에 들어섰다. 사건의 발단인 GS건설 주가가 20년 전으로 회귀한 데 이어 현대건설과 DL이엔씨 등 건설업계 전반에 타격을 미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개인투자자들이 건설주 매수에 돌입해 눈길을 끈다. 증권가에선 이 같은 투자행동에 대해 저점 인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하지만, 위험한 투자라고 지적한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부동산 업황 둔화 등 리스크가 산재한 상황 속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단 지적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GS건설 주가(14일 종가 기준)는 이달 들어 25.49% 하락한 1만4170원에 장을 마감했다. GS건설의 주가 폭락은 지난 4월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가 시발점으로 작용했다. GS건설은 해당 아파트의 시공사다. 

이에 따른 부실공사 우려가 빗발치던 가운데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는 지난 5일 브리핑에서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주차 붕괴 사고는 설계, 감리, 시공 등 모든 단계의 총체적 부실에 따른 것’이라고 발표했다. 사조위의 도면 분석 결과, 구조 설계상 모든 기둥(32개소)에 철근이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도면에서는 기둥 15개에 철근을 적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표기했다. 설계 도면을 확인·승인하는 감리 과정에서 문제점을 파악하지 못한 셈이다.

국토부 발표 이후 GS건설은 같은 날 사과문을 통해 “국토교통부의 검단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사고 조사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사고에 책임을 지고 단지 전체를 전면 재시공하고, 입주 지연에 따른 모든 보상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GS건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25% 하락한 1만8030원에 장을 종료했다. 하락 폭은 다음 날인 6일 19.47%까지 급증했다. 지난 7일에는 장 중 1만3700원대까지 급락하면서 이틀 연속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1만3000원대 주가는 지난 2003년 2월 이후 처음이다. 부실시공 여파가 주가를 20년 전까지 끌어내린 셈이다. 

문제는 GS건설 사태의 여파가 업계 전반으로 확대됐다는 점이다. 특히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대형 건설사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DL이엔씨의 경우 GS건설 주가 폭락 시점인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주가가 9.7% 흘러내렸다. GS건설을 제외하면 가장 큰 낙폭세다. 이후 보합세를 이어가면서 주가 회복은 요원한 상태다. 같은 기준 HDC현대산업개발도 6.72% 하락했다. 대우건설은 7.11% 내림세를 보였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건설주에 대한 순매수세에 돌입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지난 14일까지 GS건설을 730억원가량 순매수했다. 지난 한 달간 순매수 금액(705억원)보다 많은 수치다. 외국인도 지난 7일부터 6거래일 연속 순매수해 이를 뒷받침했다.

이는 급락세에 주가가 저점을 찍었다는 투자 심리의 영향으로 추정된다. GS건설이 업종 주요 종목으로 꼽히는 만큼, 매수 기회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신동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저점이라는 인식에 개인투자자들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GS건설 주가는 오름세로 전환했다. GS건설 주가는 17일 종가 기준으로 전 거래일 대비 5.15% 오른 1만4900원에 장을 종료했다. 같은 기준 대우건설과 DL이앤시, HDC현대산업개발도 모두 올랐다. 특히 대우건설은 9.82% 상승해 고무적인 오름세를 나타냈다. 다만 이들 종목은 저점 매수보단 해외수주에 따른 호실적 전망 때문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다만 유의해야 할 점은 건설주가 호평받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부정적인 견해가 나오는 상황이다. 증권가는 이번 사태가 건설업 전체까지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초 발생한 HDC현대산업개발 사태에 이어 GS건설의 인천 검단 공공현장 붕괴사고, 그에 따른 전면 재시공 결정까지 이어지면서 건설업체에 대한 우려가 재차 부각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악의 상황은 GS건설의 83개 현장에 대한 중대 과실과 이로 인한 전반적인 국내 주택 사업지에 대한 공정·안전 강화 등이 강요되는 상황으로 이어지는 것”이라며 “이 경우 각 사의 주택·건축 원가율 부담은 보다 가중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침체에 원자재 가격 상승이라는 겹악재를 맞이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천 검단 붕괴 사고로 인해 건설업 전반의 투자심리 위축은 불가피해 보인다”며 “GS건설의 현장조사 결과 및 행정처분 등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만큼 선별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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