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0억’ 호남 부생수소 연료전지 사업 좌초 위기…송배전망 구축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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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 칼텍스와 한국동서발전이 협업한 450억원 규모의 전남 여수 '호남 부생수소 연료전지 발전사업'이 시작도 전에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정부가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운반할 송·배전망 등 이른바 계통 인프라가 미비하다는 이유로 사업에 대해 '불허가'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향후 계통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으면 송·배전 인프라에 맞게 발전소의 전력 생산량을 조절해야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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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 칼텍스와 한국동서발전이 협업한 450억원 규모의 전남 여수 ‘호남 부생수소 연료전지 발전사업’이 시작도 전에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정부가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운반할 송·배전망 등 이른바 계통 인프라가 미비하다는 이유로 사업에 대해 ‘불허가’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현재 미래 전력 수급 부족에 대비한 신규 원전 건설 등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송·배전망 구축이 함께 이뤄지지 않으면 전력은 남아도는데 정작 필요한 곳으로 옮기지 못하는 이른바 ‘전력 미스매치’ 현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8일 산업부에 따르면 전기위원회는 지난달 23일 열린 제285차 회의에서 동서발전이 신청한 부생수소 연료전지 발전사업 건에 대해 불허가를 결정했다. 향후 전남 지역에 대용량 해상풍력 발전단지가 들어서는 게 결정적 원인이 됐다. 현재 송전 인프라로는 수소 발전소 건설로 늘어나는 전력량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앞서 GS칼텍스는 2021년 2월 동서발전에 부생수소를 활용한 발전사업을 제안했다. 부생수소란 석유화학 공정이나 철강 등을 만드는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나오는 수소를 뜻한다. 현재 GS칼텍스 여수공장에서 생산되는 부생수소를 공급받아 산소와의 화학반응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동서발전과 GS 칼텍스, 여수시는 그해 6월 투자협약도 체결했다. 발전소가 건립되면 약 5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규모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부생수소를 활용한 발전소는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 않아 친환경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부산물로는 순수한 물만 나온다.
동서발전은 지난해 9월 전기위에 발전사업허가를 신청했다. 다만 계통 부족 문제로 보류됐다. 동서발전은 지난 1월 발전소 규모를 재차 허가를 신청했지만 전기위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송·배전망 부족은 향후 다른 친환경에너지 발전소 건립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지난 5월 ‘제10차 장기 송변전 설비계획’을 발표하며 2036년까지 송변전 투자에만 56조원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 수요 충당을 위해 2050년까지 현재와 비교해 2.3배 규모의 전력망 구축이 필요하다는 게 한전의 추산이다.
다만 45조원대의 적자 사태를 겪고 있는 한전이 수십조원이 드는 송·배전망 구축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에너지 업계 일각에선 한전이 송변전설비 구축을 일부 민간 자본으로 충당할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형국이다. 송전선 주변 주민 반대도 난관이다. 지중화(땅 밑에 파묻는 것)와 충분한 보상이 답이지만 역시 예산이 문제로 거론된다.
이에 따라 정부가 향후 계통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으면 송·배전 인프라에 맞게 발전소의 전력 생산량을 조절해야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비효율적인 전력 구조가 고착화 될 수 있는 것이다. 전력 과잉 생산에 따른 블랙아웃(정전) 우려도 커질 수 있다. 한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전력량을 늘리는 것 보다 어떻게 옮길지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에너지 기업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는데 정부가 계통 인프라 구축에 대한 확실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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