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블랙홀’ 전락한 IPO시장…현대차 2개규모 시총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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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코스피 기업공개(IPO) 시장이 증시 자금을 대거 빨아들이는 '수급 블랙홀'이 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20년 이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기업의 과반이 상장 직후 대비 총 88조원가량의 시가총액이 빠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상장 이후 코스피 낙폭보다 더 큰 폭으로 시총이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실제 SD바이오센서의 시총은 상장 당일 이후 코스피가 19.8% 빠지는 동안 그 4배에 달하는 80%가 증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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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0원’·유증단행 좀비기업도 등장
“적절한 기업가치 검증부재한 졸속상장 원인”
국내 코스피 기업공개(IPO) 시장이 증시 자금을 대거 빨아들이는 ‘수급 블랙홀’이 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20년 이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기업의 과반이 상장 직후 대비 총 88조원가량의 시가총액이 빠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SK하이닉스(시총 3위) 1개, 현대자동차(시총 8위) 2개와 맞먹는 규모다. 일부 기업은 IPO로 자금을 조달하고도 ‘매출 0원’을 지속하거나, 자금난에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일반 투자자들 피해를 초래했다. 전문가들은 적절한 수익성이 검증되지 않은 기업이 과도한 기대감에 힘입어 ‘졸속상장’되면서 부담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한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2023년 7월까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기업은 모두 61개다. 이 가운데 39개 기업의 시가총액이 상장 직후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 이후 최고 낙폭률을 기록한 곳은 SD바이오센서로 2021년 7월 16일 상장 이후 지난 14일 기준 가장 큰 규모인 80.3%의 시총이 빠졌다. 그다음은 교촌에프앤비(-73.0%), 카카오페이(-72.8%), 아주스틸(-72.5%),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72.0%), 티와이홀딩스(-65.3%), 일진하이솔루스(65.2%), 카카오뱅크(-63.1%), 크래프톤(-57.6%), 한컴라이프케어(-55.6%) 순이었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상장 이후 코스피 낙폭보다 더 큰 폭으로 시총이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실제 SD바이오센서의 시총은 상장 당일 이후 코스피가 19.8% 빠지는 동안 그 4배에 달하는 80%가 증발했다. 카카오페이, 아주스틸, 일진하이솔루스, 한컴라이크페어의 시총은 상장 이후 많게는 70% 가까이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코스피는 10%대 감소에 그쳤다.
코스피가 오르는 상황에서 기업 시총이 줄어드는 곳도 많았다. 2022년 12월 22일 상장한 바이오노트의 시총은 지난 14일 기준 상장 당일 직후와 비교해 48.40% 빠졌지만 같은 기간 코스피는 11%가량 뛰었다. SK바이오팜 역시 상장 직후 대비 코스피는 23% 올랐지만 약 40%의 시총이 빠졌다. 교촌에프앤비는 코스피가 6% 오르는 동안 시총이 73%나 쪼그라들었다.
시총 증발 현상은 당초 기업 가치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2021년 2월 5일 상장한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상장 이후 줄곧 매출 ‘0원’을 기록 중이다. 아주스틸은 올해 들어서만 유상증자를 두 차례 단행했다. 최근 기존 주주 대상 없이 일반 공모로만 유증을 단행한 SD바이오센서도 마찬가지다. 대주주들의 기업 운영부실 책임이 일반 투자자들에게 떠넘겨지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단기적 기대감을 등에 업고 이뤄지는 IPO는 수급을 교란하고 증시를 후퇴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편득현 NH투자증권 WM마스터즈 전문위원은 “최근 금융당국의 공모주 가격제한폭 확대로 이 같은 추세가 더 심화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혜지 기자 heyj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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