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 ‘독과점’ 심화…가상자산 거래소 생존전략은
사실상 ‘독점체제’ 우려…거래소 하반기 ‘각자도생’ 준비 나선다
업비트의 시장 점유율이 최근 90%를 돌파하면서 사실상 과점 이상의 영역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비트를 제외한 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4개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각자 생존전략을 꺼내들며 하반기 점유율 확대를 통한 시장 활성화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업비트 독주체제 공고…국내 점유율 90% 돌파
18일 가상자산 정보 제공 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업비트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약 9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간 거래금액은 약 2조1552억원에 달한다. 2위 빗썸(7.9%)과는 무려 82%p나 차이 나는 수치다. 또한 만일 빗썸을 포함해 코인원(1.0%), 고팍스(0.3%), 코빗(0.1%)을 다 합쳐도 업비트의 점유율은 10배 가까이 높을 정도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업비트의 시장 점유율은 점차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6월25일 업비트는 점유율 92.6%로 사상 최대 수치를 기록한 뒤 80% 후반대에서 90% 초반의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지난 6월25일부터 7월12일까지 업비트의 평균 점유율은 88.8%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동기(78.9%) 대비 10%p 가까이 차이 나는 수치다.
이전까지 업비트를 제외한 가상자산거래소들은 각각 점유율을 꾸준히 확보하고 있었다. 금융당국의 가상자산 사업자들의 초기 신고 접수가 완료된 직후인 지난 2021년 당시 비트코인(BTC) 기준 국내 거래액 점유율 평균 수치는 △업비트(67%) △빗썸(22.6%) △코인원(8.4%) △코빗(1.2%)을 각각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이같은 경쟁구도는 점차 업비트쪽으로 기울기 시작하면서 현재까지 이어오게 됐다.
업비트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낮은 수수료와 사용하기 편리하다는 점이 있다. 현재 업비트에서 가상자산을 거래하면 적용받는 수수료율은 0.05%다.
빗썸은 일부 거래에 대해 수수료율 0.04%를 적용하고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거래에는 수수료율 0.25%가 부과된다. 또한 업비트는 지난 2020년 가상자산거래소로서는 최초로 인터넷은행(케이뱅크)과 실명계약 제휴를 맺으면서 신규 고객 유입 유인을 가장 크게 누렸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더해 기존 시장 점유율 2위와 3위를 차지하고 있던 빗썸과 코인원의 사법리스크는 업비트 독주 체제를 공고하게 만들었다. 특히 두 거래소를 둘러싼 ‘코인피’ 논란은 여전히 거래소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요소로 지적된다.
사실상 ‘독점체제’ 우려…4개 거래소 하반기 ‘각자도생’ 준비 나선다
한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따라가면서 경쟁이라고 할 만한 수준의 영역까지 왔었지만, 올해의 경우 업비트와의 경쟁이 되지 않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최근 가상자산업계의 업황이 나빠지고 있는데, 유동성이 큰 대형거래소에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며 “수익성이 하락하며 점차 영업을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업비트를 제외한 거래소들의 수익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업계 2위 빗썸의 경우, 지난 12일 가상자산 거래 대금이 2470억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수수료 0.04~0.25%를 적용하면 하루 수익은 최소 900만원에 불과하다. 업비트가 하루 10억원 이상을 벌어들이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대조적이다.
이에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하반기 점유율 확대를 위한 다양한 행보에 나서기로 했다. 먼저 빗썸은 별도 공지 시까지 BTC 마켓 거래 수수료를 면제하며 신규 고객을 끌어모으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또한 점유율 회복을 위해 지난 6월부터 오는 8월 30일까지 약 90일간 ‘830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는 코인 신규 상장을 통해 거래량을 늘리겠다는 전략이 핵심인데, 대개 거래소의 수익은 코인 거래 수수료가 99%에 달하기에 상장하는 코인이 많을수록 거래소의 수익도 커진다. 이외에도 빗썸은 최근 수익성이 낮은 리서치연구센터 등을 무기한 영업 정지 결정을 내리면서 비용 효율화에도 나서고 있다.
코인원은 자체 애플리케이션(앱) 내 가상자산 거래 방식과 인터페이스(UI)를 대대적으로 교체하며 신규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또한 올해 21개의 코인을 새로 상장했으며, 채용연계형 인턴쉽 포함 적극적인 신규 인력 채용 통해 거래지원 담당 조직 인력을 최대 3배까지 늘린다.
여기에 코인원은 자사 웹과 앱의 거래 편의성을 높인 ‘코인원 3.0 업데이트’를 마치며 이용자의 편의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제품 내 가상자산 거래 방식과 인터페이스(UI)를 개편했다.
코빗은 고객의 거래 편의를 위해 입출금 문턱을 낮추기로 했다. 개별심사 등을 거쳐 1~5등급으로 구분했던 기존 회원 등급제를 폐지하고 고객확인(KYC)이 완료된 회원을 은행계좌 연동과 미연동 고객으로 단순화했다. 다른 원화마켓 거래소 수준으로 고객 등급과 입출금 한도를 조정하면서 고객 유치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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