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방카슈랑스 수수료율 3% 육박…소비자는 '실종'

김재은 2023. 7. 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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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험사들이 은행 창구를 통한 영업인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올해 들어 석 달 동안에만 10만건 가까운 판매고를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보험업계가 저축성 상품 확장을 위해 방카슈랑스 영업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최고 수수료율이 3%에 육박하는 상품까지 등장한 가운데, 결국 과도한 경쟁 속에서 소비자의 이익은 외면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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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시중은행 비이자수익 '쏠쏠'
보험 가입자 사업비 부담만 가중
서울 시내의 한 은행 창구 모습.(자료사진) ⓒ연합뉴스

생명보험사들이 은행 창구를 통한 영업인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올해 들어 석 달 동안에만 10만건 가까운 판매고를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4대 시중은행들이 벌어들인 수수료만 900억원에 육박하면서 어부지리를 얻는 모습이다.

생명보험업계가 저축성 상품 확장을 위해 방카슈랑스 영업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최고 수수료율이 3%에 육박하는 상품까지 등장한 가운데, 결국 과도한 경쟁 속에서 소비자의 이익은 외면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생보사들의 방카슈랑스 신계약 건수는 올해 1분기 9만7628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6% 늘었다. 방카슈랑스는 은행 창구를 통해 보험 영업을 하는 것으로, 주로 저축성 보험이 판매된다.

생보업계가 저축성 보험 판매를 위해 방카슈랑스 채널을 활성화 하면서 은행들은 손쉽게 비이자이익을 늘렸다. 실제로 신한·KB국민·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방카슈랑스 수수료는 870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83.2% 급증했다.

생보업계가 저축성 상품 확대에 나서는 건 자금 조달을 확대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올해 도입된 새 국제회계기준 상에서 저축성 상품의 경우 수입이 아닌 부채로 인식되지만, 일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저축성 보험을 늘리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최근에는 수수료율이 3%에 육박하는 상품까지 등장하면서 업계 간 경쟁이 과열되는 양상이다. 생명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푸본현대생명의 MAX연금보험하이파이브무배당(B2101) 상품은 은행에 2.98~2.99%의 수수료율을 제공하고 있다. MAX연금보험하이브리드적립형무배당(B2307)의 수수료율도 2.82~2.84%로 나타났다.

이밖에 메트라이프생명의 (무)달러연금보험Q(월납)_2형(2.83%)과 (무)달러연금보험Q(월납)_1형도 (2.79~2.83%) 2% 후반의 수수료율을 설정했다. 방카슈랑스 평균 수수료율이 1.78%인 것을 감안하면 1%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

이는 소비자 입장에서 불리한 대목일 수밖에 없다. 생보사가 은행에서 저축성 보험을 팔기 위해 내는 수수료 비용이 커지면 고객들이 낸 보험료에서 사업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늘어날 수 있어서다.

저축성 보험은 납입보험료 중에서 보험모집 등에 활용되는 비용과 각종 수수료, 사망보장을 위한 위험보험료 등이 차감된 금액만이 적립 또는 투자되는 구조다. 보험사들이 유동성을 위한 수수료 경쟁을 벌이면서 고객의 실익은 줄어든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도 저축성 보험 가입 시 적용금리가 아닌 실질환급률을 확인해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다"며 "은행의 예·적금과 달리 사업비가 선공제된다는 점에서 수수료율이 올라가면 고객에게 돌아가는 수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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