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기업실적 앞두고 상승 마감...다우, 연중 최고치

뉴욕=조슬기나 2023. 7. 18. 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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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월요일인 17일(현지시간)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를 주시하면서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6거래일 연속 올라 연중 최고치를 찍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 대비 76.32포인트(0.22%) 오른 3만4585.35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7.37포인트(0.39%) 높은 4522.7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31.24포인트(0.93%) 상승한 1만4244.95에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에서 기술, 금융, 산업 관련주가 상승한 반면, 유틸리티, 부동산, 헬스 관련주는 하락했다. 테슬라는 지난 주말 텍사스주의 기가팩토리에서 첫 사이버트럭을 생산했다고 발표하면서 전장 대비 3.20% 상승했다. 게임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인수를 추진 중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액티비전의 인기게임 ‘콜 오브 듀티’를 플레이스테이션에서 즐길 수 있도록 소니와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3%이상 올랐다. 이번 계약은 그간 독점 우려를 이유로 인수를 반대해온 소니의 승인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앞서 불허 결정을 내린 영국 규제당국도 승인으로 돌아설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옐프는 골드만삭스가 투자의견을 상향하고 목표주가를 높이면서 10%이상 뛰었다. 파라마운트 글로벌은 영화 ‘미션임파서블’ 시리즈 최신편이 기대 이하의 초반 성적을 나타내면서 3%이상 밀렸다. 포드자동차는 테슬라의 사이버트럭 생산 발표 이후 전기차 픽업 모델 F-150 라이트닝의 판매 가격을 최대 17% 가까이 인하하면서 6%가까이 떨어졌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투자자들은 지난 주 후반 대형은행들의 발표로 본격화된 2분기 실적시즌, 소매판매를 비롯한 주요 지표들을 대기하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주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인플레이션지표들이 뚜렷한 완화 추세를 보이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경계감이 후퇴하자, 투자자들의 시선은 기업 실적으로 쏠리는 모습이다. AJ벨의 대니 휴슨은 마켓워치에 "상반기 뉴욕증시는 랠리를 나타냈다"면서 "이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 기업들이 위기를 모면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실적이 호조를 나타내더라도 연간 가이던스가 시장 기대를 밑돌 경우엔 즉각 뉴욕증시에 하방압력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주에는 테슬라, 넷플릭스 등 투자자들의 주목도가 높은 빅테크들의 실적발표가 예정돼있다. 다만 비용 압박으로 전망은 좋지 않다. 팩트셋에 따르면 올해 2분기 S&P500지수 상장 기업들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9% 감소를 예상했다. 전날까지 S&P500 상장기업의 5%가 실적을 발표했고, 평균 이익은 9.3%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슈로더의 빌 캘러한 투자전략가는 "투자자들은 2분기 실적을 주목할 것"이라며 "시장을 주도해온 빅테크가 올해 남은 기간과 시장을 어떻게 이끌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금융사 중에는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골드만삭스,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등이 이번주 실적을 공개한다. 대형 금융사의 경우 지난주 실적시즌 스타트라인을 끊은 JP모건체이스, 웰스파고 등이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수 있을지 눈길을 끈다. 금융권의 이러한 호실적은 미국의 소비자와 기업들이 2분기에도 계속 돈을 빌리고 지출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해, 최근 인플레이션 완화추세와 함께 경제 연착륙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이날 골드만삭스는 경기침체 전망을 기존 25%에서 20%로 하향했다. JP모건의 마르코 콜라노빅 전략가 역시 단기적인 경기침체 위험이 낮다고 진단했다.

이밖에 웨스턴 얼라이언스, 시티즌스 파이낸셜, M&T뱅크, US방코프, 자이온스 방코프 등 지역은행들의 실적 발표도 이어진다. 대형은행들의 호실적이 올봄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중소지역은행들에 대한 불안감으로 반사이득을 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만큼, 일각에서는 이번 실적 발표를 계기로 또다시 지역은행발 리스크가 부각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주요 경제 지표중에서는 오는 18일 미국의 소매판매가 예정돼있다. 주택가격지수, 신규주택착공, 기존주택판매, 경기선행지수 등 부동산과 경기 관련 지표도 발표된다. 특히 소매판매가 예상을 웃도는 탄탄한 수준을 기록할 경우, 미국 경제의 연착륙 기대감은 한층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소매판매는 미 실물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버팀목이자 종합적인 경제 건전성을 평가하는 척도로 꼽힌다.

월스트리트에서는 Fed의 금리 인상이 투자자들의 기대대로 연내 한차례에 그칠 경우 뉴욕증시의 랠리 가능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Fed는 예상만큼 떨어지지 않는 인플레이션, 과열된 노동시장 등을 앞세워 연내 두 차례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시사했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현재 7월 베이비스텝에 이어 9월 금리 동결 가능성을 가장 유력하게 보고 있다. Fed 당국자들은 오는 25~26일 열리는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관련 공개 발언을 삼가는 블랙아웃 기간에 돌입한 상태다.

이날 뉴욕채권시장에서 국채금리는 하락세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3.80%선,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금리는 4.74%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 지수)는 99.85선으로 보합권을 나타냈다.

유가는 부진한 중국의 경제 지표 등의 여파로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27달러(1.68%) 하락한 배럴당 74.1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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