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명 구하고 돌아왔다가”…숨진 버스기사, 의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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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로 침수된 청주 오송 지하차도에 고립됐던 버스를 몬 50대 운전기사가 승객들을 구한 뒤 남은 승객을 구하려 버스로 돌아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청주 오송 지하차도 침수사고 피해자 빈소가 차려진 청주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버스기사 A씨(58)의 유족인 동생 B씨는 "네댓 명을 먼저 탈출시키고 (남아 있는 승객을 구하려) 버스로 다시 돌아와 창문을 깼다. 형은 최선을 다했다"고 한겨레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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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회사 홈페이지엔 시민 애도 이어져
폭우로 침수된 청주 오송 지하차도에 고립됐던 버스를 몬 50대 운전기사가 승객들을 구한 뒤 남은 승객을 구하려 버스로 돌아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청주 오송 지하차도 침수사고 피해자 빈소가 차려진 청주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버스기사 A씨(58)의 유족인 동생 B씨는 “네댓 명을 먼저 탈출시키고 (남아 있는 승객을 구하려) 버스로 다시 돌아와 창문을 깼다. 형은 최선을 다했다”고 한겨레에 말했다.
B씨는 “형은 대응을 잘했는데도 버스가 (그쪽 차도로) 우회한 것이 잘못이라는 말이 나온다”며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그는 “장례를 잘 치르고 승객들이나 가족들과도 얘기를 나누려고 한다”고 매체에 전했다.
실제로 A씨는 폭우 당시 거센 물살로 차가 움직이지 못하자 승객들에게 “창문을 깨드릴테니 빨리 탈출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버스에 탑승했다가 숨진 20대 여성의 외삼촌은 “같이 여행가기로 한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버스기사가 창문을 깨드릴테니 손님들은 빨리 탈출하라고 했다’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는데 그 뒤로 통화가 안 됐다더라”고 했다.
궁평2지하차도에서는 지난 15일 오전 8시40분쯤 미호강 제방이 터지면서 쏟아져 들어온 6만t의 물에 차량 16대가 잠기는 참사가 발생했다. 실종 신고된 12명 중 생사가 확인되지 않았던 마지막 1명의 시신이 추가로 발견되면서 오송 지하차도에서 숨진 사망자는 총 14명으로 집계됐다. 버스기사 A씨의 시신은 17일 오전 지하차도 입구에서 12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A씨가 운전한 747 급행버스는 오송역과 청주공항을 오가던 전기버스로 운전경력이 많은 베테랑만 몰던 버스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동료들은 A씨가 가정적이었고 성실했으며 봉사를 생활화했던 사람으로 기억했다.
동료기사 최모(58)씨는 “새벽 5시반 출근인데 3시에 먼저 와서 사무실 청소하던 성실했던 친구”라며 “10년 전 시내버스 회사에 입사해 최근에는 전국 단위 승객 안전 최우수 평가도 받았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A씨의 35년 지기 친구 김모씨는 “집에 혼자 남겨질 아내 걱정에 친구들과 술을 마셔도 꼭 아내를 데리고 나오던 사람이었다”며 “봉사활동을 열심히 했는데 장애인과 노인을 위해 1년에 한 번씩 자기 차에 태우고 전국 여행을 시켜줬다”고 전했다.
A씨가 소속된 운수회사 홈페이지에는 시민들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승객들을 살리려고 노력했을 기사님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친절, 안전운전 했던 기사님의 명복을 빈다” “폭우로 인해 돌아가신 운전자와 승객들을 위해 애도한다”는 등의 추모글이 잇달아 올라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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