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차기 회장 인선의 계절… 안갯속 3파전 양상

김진욱 2023. 7. 18.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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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윤종규 회장 임기 만료를 맞는 KB금융지주가 차기 수장 인선에 돌입했다.

윤 회장은 용퇴하고 허인·이동철·양종희 KB금융 부회장이 3파전을 벌이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KB금융 안팎에서 허 부회장의 존재감은 이 부회장과 비슷했지만 윤 정권이 들어서면서 급부상한 감이 있다"고 말했다.

'외부 인사'라는 변수는 남아있지만 관(官) 성격이 강한 우리금융과 달리 KB금융 차기 회장 인선은 허·이·양 부회장 3파전이 될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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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이달 말 후보추천위 첫 회의
윤종규 4연임 포기·용퇴 가능성
이복현 “선진적 선례 만들어 달라”
연합뉴스


오는 11월 윤종규 회장 임기 만료를 맞는 KB금융지주가 차기 수장 인선에 돌입했다. 윤 회장은 용퇴하고 허인·이동철·양종희 KB금융 부회장이 3파전을 벌이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KB국민은행장 출신인 허 부회장이 ‘연고’를 등에 업고 앞서 나가는 가운데 글로벌 감각이 뛰어난 이 부회장이 뒤를 바짝 쫓는 모습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이달 중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첫 회의를 열고 차기 회장 후보 평가와 선정 방법, 일정 등을 담은 세부 준칙을 마련할 예정이다. 회추위 구성은 7명의 사외이사가 주축이 될 전망이다.

10년 차인 윤 회장은 4연임 도전을 포기할 가능성이 크다. KB금융은 정관상 4연임을 허용하고 있고 68세인 윤 회장은 회장 선임 나이 제한(만 70세 미만)에도 걸리지 않는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집권에 노골적인 반대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3~4연임에 도전하려던 신한·하나·우리금융 회장들은 일제히 물러났다.

차기 회장 자리를 노리는 KB금융 부회장 3인방의 각축전은 벌써 물밑에서 치열하다. 허 부회장은 KB금융의 대들보 격인 KB국민은행장을 역임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현 정권과 가까운 지역 연고도 눈에 보이지 않는 플러스 요인이다. 그는 경남 진주 출생으로 대구고를 졸업한 정통 대구·경북(TK) 인사다. 서울대 법대 80학번으로 윤석열 대통령(79학번)의 1년 후배이기도 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KB금융 안팎에서 허 부회장의 존재감은 이 부회장과 비슷했지만 윤 정권이 들어서면서 급부상한 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강점은 뛰어난 글로벌 역량과 풍부한 경험이다. 그는 KB국민은행 재직 시절 회사 지원을 받아 미국 툴레인대 로스쿨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뒤 뉴욕주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 미국 현지 로펌 변호사와 KB국민은행 뉴욕 지점장을 지냈다. 이 부회장은 국내 금융지주 회장 후보가 쉽게 갖추기 힘든 글로벌 감각을 차근차근 길러왔다는 평가다. KB금융 전략기획부 전무와 상무, 전략 총괄 부사장(CSO)을 지내면서 등 전략 분야 경험도 있다. 이 부회장은 2016년 현대증권(현 KB증권) 인수·합병(M&A)을 진두지휘해 성공시키기도 했다. 허·이 부회장은 3년 전 윤종규 회장 3연임 당시 윤 회장과 함께 최종 후보군에 포함됐었다.

양 부회장은 KB손해보험(옛 LIG손해보험)을 KB금융 주력 계열사로 키워낸 공이 있다. KB금융 계열사 수장은 한 차례 연임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양 부회장은 대표직을 세 차례나 연속해 맡으며 5년간 KB손해보험을 이끌었다. 이 기간 양 부회장은 KB국민은행장 후보로 유력하게 검토됐지만 “KB손해보험에서 일하고 싶다”면서 고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외부 인사’라는 변수는 남아있지만 관(官) 성격이 강한 우리금융과 달리 KB금융 차기 회장 인선은 허·이·양 부회장 3파전이 될 공산이 크다. 회추위는 출범과 함께 내부 10명, 외부 10명 등 20여명의 잠재 후보군을 만든 뒤 면접 등을 거쳐 내달 중 3~4명의 최종 후보군을 추릴 것으로 보인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이날 KB금융 차기 회장 인선을 두고 “선진적인 선례를 만들어 달라”고 발언하는 등 금융당국은 공정한 경쟁을 강조하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사외이사들이 3명의 면면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누가 된다고 쉽게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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