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덕 교수의 바이블 디스커버리] <3> 성경 시대에는 여가를 어떻게 보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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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주변 문화권에 속한 사람들의 휴일은 대개 종교축제와 관계가 깊었습니다.
7일째 되는 날을 어김없이 안식일(Shabbat)로 지킨 유대인들과 달리 그 이외 지역은 대개 주중과 주말 구분 없이 살았습니다.
물론 이런 종교축제에 참여할 자격은 시민이나 그들의 자녀였고, 일을 놓기 어려운 직업을 가진 사람과 노예는 예외였습니다.
예수님 당시 로마는 그리스에 못지않게 휴일이 많아 159일에 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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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주변 문화권에 속한 사람들의 휴일은 대개 종교축제와 관계가 깊었습니다. 7일째 되는 날을 어김없이 안식일(Shabbat)로 지킨 유대인들과 달리 그 이외 지역은 대개 주중과 주말 구분 없이 살았습니다. 종교축제가 닥쳐야 일감을 내려놓고 여가를 즐겼습니다.
아테네에서는 신들에게 제사하러 매달 7일씩 따로 할애했습니다. 축제일을 모두 더하면 아테네 시민은 한 해 150일 정도를 휴일로 보낼 수 있었습니다. 이때는 시민 전체가 한자리에 모이는 민회(에클레시아)까지 회무를 그쳐야 했습니다. 물론 이런 종교축제에 참여할 자격은 시민이나 그들의 자녀였고, 일을 놓기 어려운 직업을 가진 사람과 노예는 예외였습니다.
예수님 당시 로마는 그리스에 못지않게 휴일이 많아 159일에 달했습니다. 나중에는 일수가 늘어나 200일 정도를 휴일로 보냈습니다. 로마인의 휴일도 종교축제에서 비롯됐습니다. 날을 정해 신들에게 제물을 바치고 관계를 새롭게 해야 성공과 번영을 누린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 역시 한 해의 3분의 1을 노동하지 않았습니다. 여럿 또는 각자 참여하는 제사와 기도 말고도 순례 여정에 참여하는 게 여가 생활의 전부였습니다.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매년 세 차례 의무적으로 대(大) 순례를 떠났습니다. 순례 종점은 하나님이 지상에 거주하는 곳, 예루살렘 성전이었습니다. 축제가 임박하면 인근의 유다와 갈릴리 지역 주민, 지중해 연안 디아스포라, 외국인까지 찾아와서 예루살렘은 인파로 넘쳐 났습니다.
유월절 오순절 초막절이 3대 순례 축제였습니다.(출 23:14~17) 유월절(Pesah)은 이집트 탈출을 기념하는 봄의 축제였습니다. 온 가족이 지켰으나 여성과 직접 성전에 오를 수 없는 나이의 아이는 순례에서 빠질 수 있었습니다. 요셉과 마리아 역시 소년 예수를 데리고 예루살렘을 방문했습니다. “예수가 열두 살이 되는 해에도, 그들은 절기 관습을 따라 유월절을 지키러 예루살렘에 올라갔다.”(눅 2:42, 새번역)
칠칠절이라는 다른 이름을 가진 오순절(Shavuot)은 이스라엘 농부들이 곡식과 과일의 첫 수확을 기념하는 축제였습니다. 오순절은 보리 추수를 시작한 날부터 7주를 헤아리고 나서 그 다음 날 지켰습니다. “그로부터 일곱 이레를 세는데, 밭에 있는 곡식에 낫을 대는 첫날부터 시작하여 일곱 이레를 세십시오. 그리고 주 당신들의 하나님이 당신들에게 주신 복을 따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예물을 가지고 와서, 주 당신들의 하나님께 칠칠절을 지키십시오.”(신 16:9~10, 새번역)
초막절(Sukkot)은 역사와 농사를 동시에 강조한 순례 축제였습니다. 이집트 탈출 후 하나님의 인도와 보호를 기념한 초막절은 추수를 감사하는 수장절을 결합한 축제였습니다. 토라 역시 그 사실을 강조합니다. “이는 내가 이스라엘 자손을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내던 때에 초막에 거주하게 한 줄을 너희 대대로 알게 함이니라 나는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이니라.”(레 23:43)
성경 시대에 순례 축제를 유독 강조한 까닭은 기억의 신학을 구체화한 대표적인 사례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전통적으로 이스라엘에서는 기억과 참여를 동일시했습니다. 분주한 일상을 멈추고 순례에 나선 사람들은 기억을 더듬어 먼 과거의 사건을 자신들이 속한 현재의 시간 속에서 재연하고 경험하는 기회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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