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필요하지 않은 곳이 없듯 ‘이중직’ 목회는 또 다른 부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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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이중직 목회자가 자비량 목회를 두고 '코털 목회'라는 새로운 견해를 제시했다.
그는 "제가 이웃의 아픔을 품을 때가 있었던 것처럼 이웃들은 제 아픔을 품어줬다. 하나님의 사랑이 나와 교회 이 세상 모든 이에게 편만해 있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중직 목회자는 각자의 부르심이 다르고 목회 현장에서 만나는 땅끝이 다를 뿐이다. 어디서든 어떤 모습이든 부르심에 순종하길 축복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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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이중직 목회자가 자비량 목회를 두고 ‘코털 목회’라는 새로운 견해를 제시했다. 다소 우스꽝스러운 의견 같지만 박훈서(52) 행복한교회 목사의 진실한 고백이었다. 코털처럼 사소해 보이는 것도 우리 신체에 꼭 필요하듯이 이중직 목회자도 누군가에겐 꼭 필요한 존재라는 경험에서 우러나온 깨달음이기 때문이다.
박 목사는 16일 이중직목회자연대(대표 안준호 목사)가 온라인으로 개최한 ‘게임체인저, 찾아가는 인터뷰 강좌’에서 이중직 목회에 뛰어든 계기와 사역 전반을 소개했다. 그는 2009년 전북 군산에서 교회를 개척하기로 결심한 뒤 지역 인구가 27만명인 것에 비해 교회가 600개 넘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첫 노방전도를 나갔을 때 ‘이렇게 교회가 많은데 또 생겼냐’는 핀잔을 들었다. 지역 교회마다 각종 상품으로 무장한 전도행사 경쟁이 심했다”고 회고했다.
교회 개척 후 그의 고난은 잇따랐다. 전 재산을 모아 마련했던 승합차는 1년도 채 사용하지 못하고 도난당했고, 한 지역민으로부터 공갈과 협박을 당해 법정 공방까지 이어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주기도문을 외우는 것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영혼이 지쳤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어느 날 그는 거울 앞에 선 자신의 얼굴을 쳐다보다가 목회 방향을 틀기로 했다. 콧구멍에서 빠져나온 한 가닥의 코털이 마음을 흔들었다. 그는 “‘한 몸에 많은 지체를 가졌으나 모든 지체가 같은 기능을 가진 것이 아니니…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 돼 서로 지체가 됐느니라’(롬 12:4~5)는 말씀이 떠올랐다”며 “목회자로서 똑같은 부르심이 아닌 또 다른 부르심이 있다는 확신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그는 교회 중심의 목회를 내려놓았다. PC수리점 문방구 학원 등 교회 밖 세상 속에서 이웃을 만나기 시작했다. 교회 개척 5년 만인 2014년 박 목사는 지역주민을 위한 비영리단체 ‘착한 동네’를 세웠다. 기부카페와 무지개작은도서관 등을 운영하면서 이웃을 섬겼고 이는 지역 내 홀몸 노인을 위한 반찬 나눔과 식사 기부 등으로 이어졌다.
박 목사는 이중직 목회를 통해 자신의 상처가 치유됐다고 고백했다. 그는 “제가 이웃의 아픔을 품을 때가 있었던 것처럼 이웃들은 제 아픔을 품어줬다. 하나님의 사랑이 나와 교회 이 세상 모든 이에게 편만해 있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중직 목회자는 각자의 부르심이 다르고 목회 현장에서 만나는 땅끝이 다를 뿐이다. 어디서든 어떤 모습이든 부르심에 순종하길 축복한다”고 강조했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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