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고래는 사회적 유대가 강해서…" 50마리 해변 떼죽음, 무슨 일
영국 스코틀랜드 해변에서 동료를 따라 떠밀려온 고래 50여 마리가 떼죽음을 당한 일이 벌어졌다.
영국 BBC방송과 일간지 텔레그래프·가디언 등 보도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전 7시쯤 스코틀랜드 북서부 루이스섬 노스톨스타에 있는 트라이모르 해변에서 들쇠고래 55마리가 떠밀려와 좌초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해양생물 보호단체 ‘영국다이버해양구조대’(BDMLR)는 곧장 현장으로 달려갔지만 이땐 이미 대부분의 고래가 폐사하고 15마리 정도만 살아있었다.
구조대는 먼저 활발하게 움직이는 들쇠고래 두 마리를 바다로 다시 돌려보내려 했지만 이 가운데 한 마리는 인근 해변에 다시 좌초해 폐사했으며 한 마리만 가까스로 빠져나갔다.
또 이 과정에서 몇 마리가 더 죽었고 숨이 붙어 있는 고래는 10여 마리가 남았으나 거친 파도 등으로 구조에 난항을 겪었다. 구조대는 결국 고래들이 물 밖에서 버틸 수 있는 시간 등을 고려해 같은 날 오후 남은 개체를 모두 안락사시켰다.
BDMLR은 “의사, 해안경비대, 소방구조대 등과 논의해 얕은 물과 거센 파도 등 현장 여건상 남은 고래들을 다시 바다로 끌어내기에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고래들이 얼마나 오래 물밖에 나와 있었는지 등을 고려해 복지 차원에서 안락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반에 탈출한 한 마리를 제외한 나머지는 살아남지 못했고 오후 3시 30분쯤 마지막 고래가 폐사했다”며 “아무도 고래 무리의 이런 슬픈 결말을 바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들쇠고래는 참돌고래과에 속하는 종으로 성체의 크기는 길이 6m에 몸무게 1t에 이른다. 고래는 물속에선 부력으로 인해 자신의 무게를 지탱할 필요가 없지만 뭍에서는 중력의 영향을 그대로 받게 된다. 고래의 골격 구조상 몸체의 무게는 뭍에서 그대로 폐, 내장기관 등에 압박을 가하게 되고 이로 인해 서서히 죽음에 이르게 된다.
한편 구조대 관계자는 이번 들쇠고래의 떼죽음에 대해 “동료 고래가 어려움에 처하면 나머지도 따라오는 습성 때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고래들은 출산 도중 문제가 생긴 암컷 고래 한 마리를 따라 좌초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조대는 “들쇠고래들은 사회적 유대가 너무 강해 한 마리가 어려움에 빠져 뭍으로 떠밀려 올라오면 나머지도 따라와 더 많은 고래가 좌초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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