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베이터 지분 매각하는 쉰들러 속내는 [재계 TALK TALK]

김경민 매경이코노미 기자(kmkim@mk.co.kr) 2023. 7. 17.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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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엘리베이터 업체인 쉰들러홀딩AG가 또다시 현대엘리베이터 흔들기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재계가 시끌시끌하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쉰들러는 최근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9만119주를 장내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쉰들러의 현대엘리베이터 보유 지분은 16.18%에서 15.95%로 0.23% 감소했다.

쉰들러의 지분 매각을 두고 재계 논란이 뜨겁다. 쉰들러는 매도 사유를 ‘투자 자금 회수’로 밝혔지만 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한 금액은 불과 40억원가량인 것으로 전해진다. 매도 물량이 쏟아진 여파로 현대엘리베이터 주가가 4만원 아래로 떨어지는 등 충격이 상당했다. 이를 두고 현대엘리베이터 최대주주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흔들기 위한 조치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 회장의 주식 보유 가치를 떨어뜨려 현대엘리베이터 경영권에 재도전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시가총액이 수십조원에 달하는 쉰들러그룹이 불과 몇십억원 시세 차익 때문에 지분을 매각했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통상 대주주가 지분을 매각할 때는 블록딜 형태가 일반적인데, 장내에서 소규모 지분을 매각하면서 소액주주에게 피해를 준 만큼 투기 세력이라는 비판이 적잖다”고 귀띔했다.

주가가 흔들리자 현대엘리베이터는 즉각 대응에 나섰다.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 체결 결정’ 공시를 통해 내년 1월 5일까지 300억원을 들여 자사주를 취득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최대주주인 현정은 회장 측은 자사주를 제외한 유통 주식 수 기준 지분율 30%를 넘기며 현대엘리베이터 지배력이 강해질 전망이다. “이번 자사주 매입은 쉰들러 측의 계속된 주식 매도에 대응한 소액주주 보호 차원”이라는 것이 현대엘리베이터 측 설명이다.

논란이 커지자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10% 이상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계속해서 현대엘리베이터 대주주로서 남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향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는 미지수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18호 (2023.07.19~2023.07.2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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