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 고액 의견서’ 논란 권영준, 청문보고서 채택 불발되자 "사회에 환원"

이창훈 2023. 7. 17.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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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가 17일 고액의 법률 의견서 논란 등을 이유로 임명동의안 심사경과보고서 채택을 연기하자 권영준(53·사법연수원 25기) 대법관 후보자가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재차 몸을 숙였다.

권영준 대법관 후보자가 지난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권 후보자는 이날 대법원을 통해 배포한 입장문에서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재직시절 로펌 의뢰로 작성한 법률 의견서에 대해 “지난 5년간 여러 차례 전문가로서 의견서를 제출하거나 증언을 했다”면서도 “국민이 보실 때 높은 소득을 얻은 점을 겸허하고 송구스러운 마음으로 인정한다”고 말했다. 권 후보자는 2018~2022년 국제중재와 국내 소송 등 총 38건의 사건에서 의견서 63건을 작성하고 약 18억원(필요경비 공제 후 약 7억원)을 받았다. 권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고액의 의견서 작성을 둘러싸고 대법관으로서의 공정성과 독립성에 대한 의문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국회 인사청문특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권 후보자와 함께 제청된 서경환 대법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청문 보고서를 채택했지만, 권 후보자에 대해서는 18일 재논의하기로 했다. 권 후보자는 당초 로펌과의 비밀 유지 의무를 이유로 법률 의견서 자료 공개를 거부해왔지만, 인사청문특위의 요청에 따라 이날 비공개를 전제로 법률 의견서를 제출했다. 18일 권 후보자의 청문 보고서가 인사청문특위에서 채택될 경우 서 후보자 임명동의안과 함께 같은 날 본회의 표결에 부쳐진다.

권 후보자는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낮은 마음으로 저 자신을 비판적으로 돌아보고, 어려운 분들의 마음을 헤아리기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며 자신의 사회봉사 활동과 지난 10년간 약 3억2000만원을 기부한 내역 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법률의견서가 제출된 사건 중 아직 진행 중인 소송사건에 대하여는 의견서 제출을 철회하고 소득 상당액은 반납하거나 기부하는 등 우리 사회에 환원하는 방법을 찾고자 한다”고 부연했다.

권 후보자는 또 법률 의견서를 작성한 사건과 관련한 심리에 대해서 회피 신청을 하겠다는 약속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국회의 동의를 받아 대법관으로 임명될 경우 공정성 우려를 불식하기 위하여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에서 정한 신고 및 회피신청 절차를 충실히 이행함으로써 공정성에 관한 일말의 우려도 없도록 할 것을 다시 한번 약속드린다”라며 “국회에서 법관과 학자로서 걸어온 삶의 궤적과 여러 활동을 종합적이고 전체적으로 평가하여 주시기를 바라는 소망을 조심스럽게 밝히면서, 국민의 선택을 겸허히 받아들이고자 한다”고 호소했다.

이창훈·김정연 기자 lee.changho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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