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 고액 의견서’ 논란 권영준, 청문보고서 채택 불발되자 "사회에 환원"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가 17일 고액의 법률 의견서 논란 등을 이유로 임명동의안 심사경과보고서 채택을 연기하자 권영준(53·사법연수원 25기) 대법관 후보자가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재차 몸을 숙였다.
권 후보자는 이날 대법원을 통해 배포한 입장문에서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재직시절 로펌 의뢰로 작성한 법률 의견서에 대해 “지난 5년간 여러 차례 전문가로서 의견서를 제출하거나 증언을 했다”면서도 “국민이 보실 때 높은 소득을 얻은 점을 겸허하고 송구스러운 마음으로 인정한다”고 말했다. 권 후보자는 2018~2022년 국제중재와 국내 소송 등 총 38건의 사건에서 의견서 63건을 작성하고 약 18억원(필요경비 공제 후 약 7억원)을 받았다. 권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고액의 의견서 작성을 둘러싸고 대법관으로서의 공정성과 독립성에 대한 의문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국회 인사청문특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권 후보자와 함께 제청된 서경환 대법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청문 보고서를 채택했지만, 권 후보자에 대해서는 18일 재논의하기로 했다. 권 후보자는 당초 로펌과의 비밀 유지 의무를 이유로 법률 의견서 자료 공개를 거부해왔지만, 인사청문특위의 요청에 따라 이날 비공개를 전제로 법률 의견서를 제출했다. 18일 권 후보자의 청문 보고서가 인사청문특위에서 채택될 경우 서 후보자 임명동의안과 함께 같은 날 본회의 표결에 부쳐진다.
권 후보자는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낮은 마음으로 저 자신을 비판적으로 돌아보고, 어려운 분들의 마음을 헤아리기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며 자신의 사회봉사 활동과 지난 10년간 약 3억2000만원을 기부한 내역 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법률의견서가 제출된 사건 중 아직 진행 중인 소송사건에 대하여는 의견서 제출을 철회하고 소득 상당액은 반납하거나 기부하는 등 우리 사회에 환원하는 방법을 찾고자 한다”고 부연했다.
권 후보자는 또 법률 의견서를 작성한 사건과 관련한 심리에 대해서 회피 신청을 하겠다는 약속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국회의 동의를 받아 대법관으로 임명될 경우 공정성 우려를 불식하기 위하여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에서 정한 신고 및 회피신청 절차를 충실히 이행함으로써 공정성에 관한 일말의 우려도 없도록 할 것을 다시 한번 약속드린다”라며 “국회에서 법관과 학자로서 걸어온 삶의 궤적과 여러 활동을 종합적이고 전체적으로 평가하여 주시기를 바라는 소망을 조심스럽게 밝히면서, 국민의 선택을 겸허히 받아들이고자 한다”고 호소했다.
이창훈·김정연 기자 lee.changho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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