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이하 거식증 환자 98% 증가… 왜?

신은진 기자 2023. 7. 1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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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가 거식증 등 섭식장애 증상을 보인다면 전문가를 찾아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최근 5년간 10대 이하 아동을 포함, 10대 여성의 거식증이 97.5% 증가했다는 충격적인 조사결과가 나왔다. 섭식장애(식이장애) 환자 10명 중 8명이 여성이었고, 같은 기간 10대 여성 폭식증 환자는 39.2%, 기타 식사장애 환자는 69.2% 증가했다. 무엇이 이렇게 10대 섭식장애 환자를 폭증하게 만든 걸까? 원인과 해결책을 찾아보자.

◇섭식장애 폭증 1020 여성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받은 식이장애(섭식장애) 진료 현황에 따르면, 2022년 폭식증 환자는 4115명으로 2018년 대비 32.4%, 거식증 환자는 3084명으로 2018년 대비 44.4%, 기타 식이장애 환자는 5515명으로 2018년 대비 68.5% 증가했다.

성별별로 살펴보면 전체 식이장애 환자 10명 중 8명가량이 여성이다. 최근 5년간 여성이 전체 폭식증 환자 1만7778명 중 88.8%(1만5795명), 전체 거식증 환자 1만3368명 중 74.0%(9894명), 전체 기타 식이장애 환자 2만107명 중 79.9%(1만5888명)를 차지했다.

연령대별 여성 환자 증감률을 구체적으로 보면, 10대 섭식장애 환자의 증가율이 매우 높았다. 특히 10대 이하 거식증 환자는 2018년보다 2022년 97.5% 증가하며, 다른 연령대보다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거식증 환자는 20대 29.0%, 30대 29.0%, 30대 51.5% 증가하며 전 연령대에서 환자가 늘었는데, 10대 이하 증가율이 압도적이다.
폭식증은 20대 환자 증가율이 높았다. 20대 여성 폭식증 환자는 최근 5년 사이 46.9% 증가했다. 다른 연령대에서도 비슷했다. 여성 폭식증 환자는 10대 39.2%, 30대 35.2%, 40대 40.5% 증가했다.

기타 식이장애 환자는 최근 5년 전체 1만5788명 중 53.1%(8443명)가 70대 이상으로 가장 많고, 증가율도 88.6%로 가장 높았는데 이는 식욕 부진을 호소하는 비특이적 의학적 노인 질환의 영향으로 파악됐다. 70대 이상을 제외하면 10대 이하 기타 섭식장애 환자의 증가율이 69.2%로 가장 컸다.

◇코로나19로 고립감·단절감·불안 가중, 미디어·보호자 영향 커져
전문가들은 거식증을 중심으로 10대 섭식장애 환자가 급증한 주요 원인은 코로나19에 있다고 봤다. 불가피했던 사회적 단절이 예민한 10대에게 악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율리 교수는 "거식증의 경우, 가장 큰 원인이 '단절'이다"며 "청소년들은 감정적으로 취약한데 코로나19로 인해 학교 폐쇄, 거리 두기, 집합금지 등을 경험하게 돼 고립감과 단절감을 경험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집에만 있다 보니 보호자의 심리상태에 노출되며 청소년의 감정은 더욱 취약해지고, 언제 코로나에 감염될지 모른다는 불안감 등 정서적인 불안함은 증가하며, 원격수업 등으로 식습관은 와해하고 신체활동은 감소하니 거식증과 같이 심리상태가 음식으로 연결된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청소년의 경우 감정의 불안한 상태가 음식으로 연결되는 일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신적, 감정적으로 불안한 상태에서 외모 지상주의적 미디어 노출도 10대 여성의 거식증, 폭식증 등 섭식장애를 부추겼을 것이라 봤다. 김율리 교수는 "미디어가 고립된 상태에서 섭식장애를 일으키는 방아쇄역할을 했을 것이라 본다"며 "20대에서 폭식증이 증가한 것도 거식증의 30~40% 정도는 폭식성 섭식장애로 이환되고, 체형 강박이 심해지면 폭식 형태로 드러나는 일이 흔하다"고 밝혔다.

◇성장기 섭식장애 후유증 커… 의심될 땐 전문가 찾아야
김율리 교수는 청소년 자녀가 섭식장애를 보인다면, 적극적으로 자녀의 문제 개선을 돕고, 문제가 심각할 경우 전문가를 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성장기에 거식증 등 섭식장애가 생기면 신체적, 정신적 성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후유증이 크게 남는다"며 "자녀의 식사를 잘 살피고, 가벼운 섭식장애가 의심될 땐 아이가 식사를 편안하게 할 수 있게 돕고, 식사에 대한 불안감을 낮출 수 있게 식사는 살이 찌는 일이 아니라 영양을 보충하는 일임을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만일 이미 거식증 등 섭식장애가 진행돼 BMI 17.5 이하 또는 BMI 18.5 이상이긴 하나 음식을 씹고 뱉는다든가 식사 후 구토를 한다든가 하는 이상식이를 보인다면 빨리 전문의를 찾아 전문적인 대응법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이가 병원 방문을 거부한다면 보호자라도 병원을 찾아 아이를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전문가의 조언을 듣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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