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효과에도 中경제 ‘기대 이하’…韓 리오프닝 기대 불투명
중국의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이 6.3%(전년 대비)로 시장 기대치를 밑돌면서 한국의 ‘상저하고’ 기대감도 약해지고 있다. 당초 시장은 2분기 성장률이 2021년 2분기(7.9%) 이후 2년 만에 7%대를 회복할 것으로 봤지만 현실은 달랐다.
이는 중국 안팎에서 수요가 부진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6월 소매판매와 부동산 경기는 침체 흐름을 재확인했다. 또 중국의 수출은 5월(전년 대비 -7.5%)에 이어 6월(-12.4%) 두 달 연속 감소했다. 21.3%로 또다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청년 실업률은 내수 부진의 원인일 뿐만 아니라 미래 성장률을 갉아먹는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경제가 반등했다면서도 "세계적인 정치·경제 상황이 복잡하고, 국내 경제 회복과 발전 토대가 여전히 탄탄하지 않다"고 밝혔다. 캐럴 쿵 호주 커먼웰스은행(CBA)의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위드 코로나 붐'이 분명히 끝났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당국이 올해 성장률 목표로 제시한 '5% 안팎' 달성 가능성에도 의문을 표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추가 부양책에 대한 요구가 커지는 상황이다.
천창화 알레티아 캐피털 중국 전략가는 "상반기 경제지표와 시장의 부진한 실적은 경제의 추가 회복이 병목 현상에 직면했음을 보여준다"면서 "중국 경제는 지난 몇 년간의 다중 충격 이후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에 빠졌다고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가장 효과적인 부양책은 소비자와 기업으로부터 신뢰를 얻는 조처일 것”이라며 최고위층이 나서 경제 발전이 주요 목표임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국 경제가 예상보다 더디게 회복하면서 한국도 하반기 ‘리오프닝’ 효과를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 경제 회복을 어렵게 하는 부동산 침체나 미중 갈등 같은 조건은 하반기에도 크게 달라지기 어려울 것”이라며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추가로 재정 지출을 늘릴 여력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대(對)중국 수출에서 특수를 못 누릴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짚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중국의 기술력이 높아졌다는 점도 한국의 수출 여건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며 “수출선을 다변화하고,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중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4분기부터는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중간재가 중국을 거쳐 최종 소비되는 곳이 미국 등 선진국인데, 이들 경기가 연착륙하면 한국의 대중국 수출 등도 함께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 등 각국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면서 연착륙을 시도하고 있다”며“물가가 잡히면 올해 4분기부터는 세계 경제에 반등 신호가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서지원 기자 seo.jiw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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