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 "사람 살리려 우크라 갔다" 선처 호소…檢 1년6개월 구형

배재성 2023. 7. 17.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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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군에 가담해 참전했다가 여권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근 전 대위가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여권법 위반·도주치상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우크라이나에 무단 입국한 혐의로 기소된 이근(39) 전 대위에게 검찰이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17일 검찰은 서울중앙지법 형사21단독 정재용 판사 심리로 열린 이씨의 여권법 위반, 특가법상 도주치상 혐의 결심 공판에서 이같이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이씨는 방문·체류 금지 대상국인 것을 알면서도 지인들을 데리고 우크라이나로 출국했으며 도착 후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외교부의 조치를 비난하는 등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양형 배경을 설명했다.

특가법상 도주치상 혐의에 대해선 “혐의가 명백하게 입증됐음에도 범행을 부인하고 있으며 피해자의 상해 정도가 가볍지 않은 점을 참작해 달라”고 밝혔다.

이에 이씨 측 변호인은 “교통사고 당시 피해자를 충격한 사실 자체를 인지하지 못했고, 유명인으로서 불필요한 분쟁을 피하고자 자리를 피한 것이지 도주의 고의도 없었다”고 맞섰다.

이씨는 지난해 7월 서울 시내에서 차를 운전하다가 오토바이와 사고를 낸 뒤 구조조치 없이 현장을 떠난 혐의(특가법상 도주치상)도 받는다.

이씨는 이날 구형에 앞서 진행된 피고인 신문에서 사건 당시에는 교통사고 사실을 몰랐고, 사고로부터 3개월 뒤 경찰에서 전화로 통보받아 알게 됐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는 “사건 당시 피해자가 오토바이에서 내려 욕설을 하며 오는 것을 보고, 내가 중앙선을 넘은 것을 지적하려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최후 발언을 통해 “여권법을 위반한 데 진심으로 사과한다”면서도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지인들과 함께 우크라이나로 간 점을 고려해 달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이어 “전쟁이 발생했을 때 심장(마음)이 많이 아팠다”면서 “군사 전문가로서 특이한(특별한) 기술을 갖고 있는데 다른 나라 사람도 살리는 게 진정한 군인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대위 출신인 이씨는 외교부의 여권 사용 허가를 받지 않고 여행경보 4단계(여행금지)가 발령된 우크라이나에 입국한 혐의(여권법 위반)로 올해 1월 기소됐다.

이씨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인 작년 3월 출국해 우크라이나의 외국인 부대 ‘국토방위군 국제여단’에 합류했다. 전장에서 다친 그는 그해 5월 치료를 위해 귀국했다가 경찰에 자진 출석했다.

재판부는 선고기일을 다음달 17일로 지정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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