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기업들, 올 상반기에만 공무원 482명에 ‘러브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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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본격적으로 공무원 출신 영입에 나서고 있다.
주요 대기업 중 SK는 공직자 출신 영입에 적극적이지 않은 분위기다.
올해 상반기에 산자부 출신 공무원 23명이 LG에너지솔루션, 현대자동차, 효성 등에 취업하거나 취업 절차를 밟았다.
기업은 외교부 출신 공무원 영입에도 적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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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본격적으로 공무원 출신 영입에 나서고 있다. 특히 산업통상자원부와 외교부 출신 영입이 눈에 띄게 늘었다. 배경에는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 환경이 자리한다. 자국 우선주의 정책, 글로벌 공급망 개편, 미·중 패권 경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최근 유독 증가한 통상 이슈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이들이 적격이라는 판단이다.
공직자윤리위원회가 매달 발표하는 ‘퇴직공직자 취업심사’ 자료를 토대로 2020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취업심사를 받은 퇴직공직자 2930명의 퇴직 당시 소속과 취업 기업을 분석했다. 퇴직심사 건수는 2020년 828건, 2021년 831건, 지난해 789건으로 매년 800건 안팎이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482건이 접수됐다. 공직자의 기업행이 예년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퇴직공직자에게 가장 많은 손을 내민 기업은 삼성이다. 2020년 1월 이후 45명의 공직자가 삼성(계열사 전부 포함)에 가기 위한 취업심사를 봤다. 이어 한화(38명), LG(31명), 현대자동차그룹(27명), 롯데(26명) 순이었다. 주요 대기업 중 SK는 공직자 출신 영입에 적극적이지 않은 분위기다. 2020년 1월 이후 러브콜을 보낸 공직자는 10명에 불과하고 올 들어서는 1명도 영입을 추진하지 않았다.
기업은 특히 산자부 출신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올해 상반기에 산자부 출신 공무원 23명이 LG에너지솔루션, 현대자동차, 효성 등에 취업하거나 취업 절차를 밟았다. 2020년 취업심사 신청건수(14건)를 이미 훌쩍 넘었고 역대 최고 수준이던 지난해 신청건수(28건)도 반년 만에 거의 따라잡았다. 갈수록 커지는 대외리스크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다만 최근엔 태양광 산업 비리 수사 등으로 공직생활에 좌절감을 느낀 산자부 공무원들의 이탈도 많았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기업은 외교부 출신 공무원 영입에도 적극적이다. 올해 상반기에 이미 지난해(10명)보다 많은 11명의 외교부 퇴직공무원이 취업심사를 받았다. 현대차, KT 등이 이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한 재계 관계자는 17일 “세계적으로 경기 전망이 암울하다보니 각국 정부가 자국 우선주의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업들은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경영환경에 놓이게 됐다”며 “이에 대응하려면 정부와 기업 간 협력이 중요하다. 전문역량을 갖춘 관료 영입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상 한명오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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