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4명이 노인 3명 짊어진다…"2050년 최고령국 한국"

NYT, UN 인구 추산 자료 인용해 보도
서구 60~100년 걸린 변화 20년 만에
변화 대비해 정책 재고 필요성 강조

2050년 한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가장 늙은 국가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1위로 지목된 홍콩이 사실상 도시 국가 규모임을 고려하면, 세계에서 고령화 수준이 가장 심각한 국가로 봐도 무방한 셈이다.

16일(현지시간) 미 매체 '뉴욕타임스'(NYT)는 국제연합(UN)의 세계 인구 추계 자료를 인용, 2050년 세계에서 가장 늙은 국가 1·2위는 각각 홍콩과 한국이 차지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고령화는 생산가능인구(working age:만 15~64세) 대비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로 추산한다. 한국이 현재 추세와 같은 출생률을 유지하면 2050년에는 생산가능인구 4명당 65세 이상 노인 수가 3명에 이르게 된다.

고령화 추세와 맞물리며 60대 취업자 수가 20대 취업자 수를 넘어섰다. 사진은 한 시민이 지난달 19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게시된 일자리 정보를 살펴보는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한국에 이어 일본, 이탈리아, 스페인, 대만, 그리스, 싱가포르, 슬로베니아, 태국, 독일, 중국, 핀란드, 네덜란드, 캐나다가 '세계에서 가장 늙은 국가' 순위를 차지할 전망이다. 이를 두고 NYT는 "나이 든 국가 대부분은 아시아와 유럽에 있다"라고 지적했다.

높은 고령화 비율은 당장 생산 인구에 막대한 피해를 줄 전망이다. 한국의 생산가능인구는 올해 3600만명대에 이르지만, 2050년에는 2400만명대로 감소한다.

같은 기간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950만명에서 1800만명으로 거의 두 배가량 늘어난다. 15세 미만 청소년 인구는 580만명에서 380만명으로 쪼그라들 예정이다.

NYT는 "노인 수가 생산가능인구와 엇비슷해진다는 것"이라며 심각성을 강조했다. 현재 심각한 고령화 문제를 겪고 있는 일본의 경우 올해 기준 생산가능인구 2명당 65세 이상 노인 수는 1명이다.

일본의 노인 수는 올해 3700만명에서 2050년 3900만명으로 완만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생산가능인구는 7200만명에서 5300만명으로 급감한다.

막대한 인구수를 이용해 '세계의 공장' 지위에 올라섰던 중국도 고령화로 인해 인구 구조가 급격히 변화할 전망이다. 중국은 2050년까지 생산가능인구가 2억명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NYT는 비대해진 노인 인구를 부양할 사회 안전망과 복지 제도를 갖추지 못한 아시아 국가들이 급격히 고령화될 경우, 사회적 혼란은 피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NYT에 연금 및 이민 정책 등을 재고해 인구 구조 변화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매체는 과거 프랑스에선 100년 이상, 미국에선 60년 이상 걸려 일어났던 인구구조의 변화가 아시아에선 단 20년 안팎 만에 나타나고 있다며 지적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