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건한 미국, 강경한 유럽”…우크라 전쟁 장기화에 뒤바뀐 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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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러시아에 강경책을 펼쳤던 미국이 점점 신중한 태도를 취하는 반면, 전통적으로 러시아에 유화적이던 유럽이 훨씬 더 공세적이 됐다고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나탈리 토치 로마 국제문제연구소 소장은 "미국은 우크라이나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 유럽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방식으로 (러시아와) 타협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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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러시아에 강경책을 펼쳤던 미국이 점점 신중한 태도를 취하는 반면, 전통적으로 러시아에 유화적이던 유럽이 훨씬 더 공세적이 됐다고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젠 미국이 ‘비둘기파’이고, 유럽이 ‘매파’라는 해석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쟁 초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맞서 서방의 통일된 대응을 조율하는 등 적극적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내년 대선을 앞두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정치적 쟁점’이 되면서 온건쪽으로 노선을 바꾸고 있다는 게 WSJ의 설명이다.
미 공화당 하원의원의 3분의 1가량인 70명은 지난 13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모든 안보 지원을 금지하자는 법안에 지지를 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지원하면서 세계를 3차 대전의 위험에 빠뜨렸다”고 비난하고 있다.
카밀 그란드 유럽외교협회(ECFR) 연구원은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유럽에선 러시아의 패배가 매우 분명해야 한다는 믿음이 커지는 반면, 미국 일부에선 협상 결과를 만들어 낼 정도의 패배면 된다는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신문은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과 관련한 입장부터 군사적 지원 등 다양한 문제에 있어 미국·유럽 간 입장차가 분명해지고 있다”며 “이런 차이가 지난주 나토 정상회의에서 선명하게 드러났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대해 “동맹국이 동의하고 조건이 충족되면 가입을 제안할 수 있을 것”이라며 소극적 입장만 개진했다. 그러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즉각 트위터를 통해 “이것은 러시아에 전쟁을 계속할 동기를 부여한다”고 비난했다.
앞서 장거리 순항미사일과 F-16 전투기 등 첨단무기 제공을 두고서도 적극 지원을 주장하는 유럽과 이를 꺼리는 바이든 행정부간 이견이 노출된 바 있다.
싱크탱크인 폴란드 국제문제연구소의 슬라보미르 뎅브스키 소장은 “유럽에 뒤쳐진 곳은 바이든 행정부이고, 단결에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쪽도 바이든 행정부”라고 꼬집었다.
이에 반해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등 유럽 내 온건파들은 폴란드나 발트 3국처럼 강경파에 더 가까워지고 있다.
라인하트 뷔티코퍼(독일 녹색당 소속) 유럽의회 의원은 “현재 많은 유럽 지도자들이 안보를 지키려면 푸틴 을 패배시켜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의 공격을 유럽 전체에 대한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뜻이다.
나탈리 토치 로마 국제문제연구소 소장은 “미국은 우크라이나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 유럽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방식으로 (러시아와) 타협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푸틴이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을 보장해 온 흑해곡물협정 연장에 부정적 태도를 보이면서 세계 식량위기가 재연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러시아가 동의하지 않으면 협정은 튀르키예 시간 기준으로 이날 자정 만료된다.
국제위기그룹(ICG)의 리처드 고원 유엔 국장은 WSJ에 “러시아가 협상에서 심술궂게 구는 쪽에서 전면 방해쪽으로 자세를 바꿨다”고 분석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너태샤 홀 선임연구원은 “푸틴은 자신이 원하면 세계를 불태워 버릴 수 있음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있다”고 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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