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서 만난 미·중 기후변화 특사…4시간 마라톤 회담
중국을 방문 중인 존 케리 미국 기후 특사가 17일(현지시간) 셰전화 중국 기후변화 특별 대표를 만나 온실가스 감축 방안 등을 논의했다.
중국중앙TV(CCTV)는 이날 오전 케리 특사와 셰 대표가 베이징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4시간여 동안 진행된 회담에 앞서 셰 대표는 "실질적인 대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기후 문제에 대한 논의는 양국 간 관계 개선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케리 특사는 "인간이 만든 인류 공동의 위험에 미국과 중국이 얼마나 진지하게 대처하는지 세계에 알릴 수 있도록 중대한 진전이 이뤄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19일까지 이어질 양국의 기후 관련 회담에선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 석탄 사용 제한, 삼림 벌채 억제,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대응 지원 문제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양국이 이번 회담을 통해 오는 9월 유엔 총회나 11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릴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채택될 ‘기후 선언’에 대해 사전 조율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앞서 케리 특사는 중국을 방문하기 전인 13일 미 의회에 출석해 "중국은 2021년 영국과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메탄가스 감축 계획에 동의한 적 있다"며 이번 회담의 의제가 될 것을 시사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오늘(17일) 케리 특사의 방중이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 재앙이 부각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마쥔 공공 및 환경문제 연구소장은 글로벌타임스에 "세계 최대 탄소 배출국인 양국의 기후 회담이 기후 재앙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려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의 탄소 배출량은 세계 전체 배출량의 40% 가까이를 차지한다.
다만 양국 관계가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기후 협상이 구체적인 진전을 이루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뤼샹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글로벌타임스에 "기후 문제는 양국 관계와 분리된 '낭만적인 외딴섬'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CNN도 "블링컨 국무 장관, 옐런 재무장관의 방중 때와 마찬가지로 놀랄만한 발표는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양국 간엔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케리 특사는 중국의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두고 "놀라운 일"'이라고 평가했지만, 석탄 화력발전소의 신규 건설로 이러한 성과가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 정점(탄소 피크)을 찍은 뒤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이른바 '쌍탄'(雙炭) 목표를 설정했으나, 지난해부터 석탄 화력발전소의 신규 건설 계획을 승인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자국의 친환경 산업을 겨냥한 미국의 징벌적 조치를 풀기를 원한다. 중국산 태양광 패널과 배터리 부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상혁 기자 moon.sanghy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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