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생산·내수 모두 웃은 車…하반기는 보합, '수요 둔화' 풀까

정종훈 2023. 7. 17. 15:4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 서초구의 한 전기차 충전소에서 전기차가 충전하고 있다. 뉴스1

올해 상반기 자동차 업계가 친환경차를 타고 역대급 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수요 둔화'라는 숙제 속에 하반기 수출 전망 등은 그리 밝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1~6월 자동차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6.6% 증가한 357억 달러로 집계됐다. 종전 기록인 2014년 상반기(252억 달러)를 100억 달러 이상 넘겨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상반기 자동차·부품의 합산 수출액도 473억 달러로 정부가 올해 목표로 내건 800억 달러에 다가가고 있다.

특히 친환경차(전기·플러그인 하이브리드·수소·하이브리드) 수출액은 124억 달러로 1년 새 70.4% 급증했다. 친환경차 수출 대수는 38만5000대로 수출 차량 4대 중 1대꼴이었다. 이 가운데 전기차(18만2000대)가 절반 가까운 47.4%를 차지했다.

정근영 디자이너

상반기 자동차 생산량도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 공급 정상화로 1년 전보다 23.5% 증가한 219만8000대를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으로 200만대 선을 회복한 건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또한 국내 시장에선 전년 동기 대비 10.7% 늘어난 차량 89만4000대가 팔렸다. 수입차(-3.1%) 판매는 줄었지만, 국산차(13.5%)가 증가세를 주도했다. 친환경차 내수 판매량은 26만4000대로 전체 판매 차량의 약 30%에 달했다. 친환경차 중에선 하이브리드가 17만7000대(66.9%)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한국산 자동차는 품질·인지도 향상 등을 앞세워 국내외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단가가 높은 친환경차나 SUV(스포츠유틸리티차) 등이 실적을 주도하는 모양새다. 산업부는 이달 내놓은 하반기 전망에서 "올해 자동차 생산량이 5년 만에 연간 400만대 이상을 회복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신차 출시에 따른 내수 판매가 활성화됐고, 현대차·기아의 경쟁력이 글로벌 수준으로 올라가면서 친환경차와 프리미엄 브랜드 수출도 호조를 보인다"고 말했다.

정근영 디자이너

하지만 하반기 상황은 상반기보다 녹록지 않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하반기 자동차 수출액은 300억 달러로 1년 전보다 0.9% 늘어나는 데 그칠 전망이다. 40% 선을 훌쩍 넘긴 상반기의 급증세와 대비된다. 무협은 "고금리 여파가 지속하면서 소비자 구매력 하락, 글로벌 수요 회복 지연 등으로 수출 증가세가 둔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연구원도 하반기 자동차(부품 포함)의 수출 증가율을 0.2%로 낮게 잡았다. 보합세로 전망한 이유론 미국·유럽 등에서 누적된 이연 수요 실현, 고금리·경기 불안에 따른 신규 수요 위축 등이 꼽혔다. 또한 산업연은 주요국의 자국 중심 공급망 개편, 글로벌 전기차 시장 경쟁 심화 등을 국내 자동차 산업을 위협할 요인으로 평가했다. 내수 시장도 변수가 많아 상반기만큼 좋은 기류가 이어질지 미지수다.

장상식 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차량용 반도체 난이 해소된 지난해 하반기~올해 상반기에 그동안 밀린 자동차 수요가 워낙 많이 나갔기 때문에 올 하반기엔 수요 둔화 우려가 크다. 특히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 이슈에서 불리한 미국 시장이 가장 큰 변수"라고 말했다.

세종=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